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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기고 체험하는 ‘빵집’으로…빵지순례 명소 된 파네트리 [헤경이 만난 인물-김영모 제과명장]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공간 구상
베이커리 배치할 만큼 빵문화 확산
경기도 성남시 파네트리 제과명장 김영모 전경.

“한국의 빵 문화 발전이 놀라운 수준입니다. 한국 빵도 인정 받을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전국 유명 빵집을 맛보려고 돌아다니는 ‘빵지순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근 빵 문화가 대세다. 김영모 제과명장은 해외에서도 한국 빵을 배우러 올 정도로 한국 빵의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도 유럽이나 미국 같은 곳의 빵을 높게 치지만, 해외에서 한국 빵의 인기가 상당하고, 인정도 받고 있다”면서 “한류에 힘입어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명장은 한국 기능인들의 다재다능함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해외에서는 제과면 제과, 제빵이면 제빵만 한다. 케이크 역시 따로 분류돼 딱 자기 분야만 만들줄 안다. 하지만 한국 기능인들은 다 할 수 있는 만능”이라고 추켜세웠다.

카페 문화가 급성장하며 한국의 빵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빵집도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최근에는 즐기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김 명장은 “빵 문화가 확산되면서 빵집도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간 제공이 필요해졌다. 주차가 필수인데, 서울 내에서 이런 공간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고 차로 1시간 넘게 가는 곳은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유명하다는 빵카페를 가보곤 하는데, 서울에서 40~60분 걸리는 곳이 많다. 평일에도 빵을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거리가 멀면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명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파트 내 공간 활용이라고 제언했다. 실제로 일부 건설사에서 협업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아파트를 건설할 때 아예 빵집이 입주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식”이라면서 “ 무슨 무슨 빵집 때문에 그 아파트를 선택하는 일은 없겠지만,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한가지 요소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근의 즐기고 체험하는 빵집 트렌드를 반영해 문을 연 곳이 바로 ‘파네트리 제과명장 김영모’다. 지난해 10월 성남시에 문을 연 이 카페는 가이드맵이 있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김영모 명장은 “몽블랑 빵에서 이름을 딴 로봇 ‘블랑’이 1층에서 공연도 한다. 앞치마와 위생복을 입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춤을 추기도 한다”면서 “볼거리와 즐길거리 덕분에 ‘빵덕후’ 뿐 아니라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에게도 인기”라고 소개했다.

이 곳에는 한국 제과제빵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작은 박물관도 마련돼 있다. “유럽에 가면 개인 박물관이 많더라. 내 인생 수십년을 오직 빵과 동고동락 했는데, 개인 박물관을 꾸미려고 열심히 수집하고 있다”며 김영모 명장은 또 하나의 소망을 밝혔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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