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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인상 한달 늦춘 한은…“급하지만 쉬어갈 때” [인더머니]
최근 경제지표들 주춤
8월 인상효과 볼 필요
주식·채권시장도 불안
11월엔 1%로 높일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가운데)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결정했다. 이날 회의엔 박기영(맨 오른쪽) 신임 금통위원이 첫 참석했다. [한은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8월에 이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 카드를 접은 데에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세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달에도 기준금리 결정회의가 예정돼 있어 무리해서 시장을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한은은 역대 최저 수준(0.50%)이었던 기준금리를 0.75%로 올렸다. 이후에도 한은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급증, 자산가격 상승,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 계층간 불평등 확대 등의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군불을 땠다. 일각에선 8월 인상에도 가계 대출 증가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 서둘러 이날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것이란 예상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은은 일단 숨고르기를 택했다. 아직 8월 인상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최근 둔화된 경기 지표들과 주춤해진 증시 상황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우리나라의 생산, 소비, 투자가 석달 만에 ‘트리플 감소’를 나타냈다. 전산업생산 지수는 전월보다 0.2% 줄면서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 역시 0.8% 감소, 2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설비투자는 5.1% 축소되면서 15개월만에 최대폭 줄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체감경기 수준은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떨어졌다. 한은이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부정응답이 긍정보다 많을 경우 100 하회)는 지난달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한 84를 기록, 작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했다. 제조업 BSI는 5포인트 내린 90으로 작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최근 지수가 3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국내 주식시장도 고려됐단 관측이다.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시장 상승세가 꺾인 상황에선 되레 채권 수익률만 올려 주식의 상대적 매력(yield gap)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여러 요인이 혼재되면서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지면서 금리 인상을 할 이유는 없다”고 풀이했다.

한은은 내달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과거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지만, 어쨌든 금리를 1.0%대에 올려놓는 셈이다.

내년 대선(3월)과 이주열 총재의 퇴임(3월말) 등의 일정 고려시 2022년 1분기 중엔 현실적으로 금리 조정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한은이 서둘러 올 상반기부터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내기 시작한 것으로, 이후 하반기 두 차례 인상하는 스케줄로 준비해 왔단 관측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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