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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경이 만난 사람] 보험설계사 넘어 맞춤형 금융집사로…하만덕의 도전
미래에셋그룹 보험부문 수장에서
치열한 자산관리 경쟁현장에 복귀
수수료수익 보다 고객수요가 우선
경쟁사상품 넘어 비보험까지 판매
전문성·윤리의식 등 FC 교육 강조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 하만덕.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대담=홍길용 금융부장, 정리=한희라 기자]“보험아줌마 소리, 그게 정말 듣기 싫었어요”

평생을 보험에 몸 담아 온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의 화두다. ‘보험아줌마’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보험 판매원이 수수료 수익을 얻기 위해 마치 고객에 도움도 되지 않는 상품을 권한다는 의미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 부회장의 보험 인생은 이 같은 인식을 깨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이기도 하다.

“주식이나 펀드는 자기 자산을 굴리는 일이어서 굉장히 적극적인 게 보통이죠. 근데 보험은 비자발적인 상품이에요. 미래 위험을 미리 준비하려는 이들은 많지 않아요. 미래 위험 대비를 제안하고 도와 주려는 이들은 당연히 전문성을 갖춰야겠죠. 어떤 이익이 있는지도 잘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거 아시죠? 고학력자들인 고객들에게 설명해서 공감을 얻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하 부회장은 설계사 명칭을 FC(Financial Consultant·재무상담사)로 바꿨다. 이름에 걸맞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각종 금융관련 자격증도 따도록 했다. 생명보험은 생애 전반에 걸친 위험을 다루는 만큼 보험 외에도 다양한 금융관련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맞춤형 집사’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출범은 FC들에게 새로운 기회라는 게 하 부회장의 생각이다. 보험회사는 보험만 영업해야하는 규제가 있지만, 판매전문회사는 그런 제한이 없다. 다양한 상품을 모두 다룰 수 있다. 회사 이름도 미래에셋보험서비스가 아닌 미래에셋금융서비스다. 종합자산관리회사가 최종 목표여서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기존 대형 생명보험사의 자사형GA들과 달리 손보사 15곳은 물론이고 모기업과 경쟁관계인 생보사 14곳과도 제휴를 맺었다. 고객에게 필요하다면 경쟁사 상품도 권하겠다는 뜻이다. 보험사의 자사형 GA로는 첫 도전이다.

“평생 가는 집사라면 고객의 생애에 걸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건강과 질병이나 사고 등 신체적·환경적 위험 준비는 물론 장기적인 자산 증식과 노후 준비까지 포괄해야 합니다. 생명·손해보험 뿐 아니라 ETF, 신탁, 대출 등 타 금융업권 상품까지도 고객의 자산관리 관점에서 연결시켜야 해요”

결국 중요한 것은 ‘집사’, 즉 FC의 역량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영업파트안에 자산관리교육팀을 만들었다. 보험 뿐 아니라 펀드나 자산운용, 대출, 할부금융 등 다른 금융권에 있는 전문가도 과감하게 배치시켰다. 펀드, 변액보험 등 여러 자격증도 따도록 독려한다.

“집사가 서비스 ‘퀄러티’를 높이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어요. 자산관리하는 설계사라면 다양한 금융 지식으로 무장돼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교육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합니다. FC 입장에서 당장엔 힘들겠지만 길게 봐서 여러 주머니에서 수입이 나오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죠”

그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우려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 보장금액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사실 보험가입 데이터에 허수가 많아요. 한국의 사망보장 액수가 선진국과 비교해 5억원이나 적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기대 수명이 늘면서 도리어 질병 시장이 커졌어요. 행복한 노후설계에 초점을 맞추면 다양한 신규 시장이 생길 수 있어요. 노후설계와 자산관리를 종합관리해주는 전문화된, 온-오프라인 모두에 능통한 FC라면 앞으로 50년 이상은 존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수수료다. 수수료는 비자발적 가입이 대부분인 보험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지만 자칫 보험의 신뢰에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GA지만 수수료 수입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보다는 고객 이익을 더 앞에 두려고 합니다. 눈 앞의 수수료에 연연하다 고객 이익을 훼손해 신뢰가 깨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어요. 사고가 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죠. FC들에게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를 강화하고 정직하게 큰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줄 생각이에요”

모기업인 미래에셋생명 외에 다양한 상품군을 갖춘 것도 설계사와 고객의 동시 만족을 위한 선택이다. 일례로 손해보험 상품은 월납기준 보험료로는 생명보험의 절반도 안되지만, 건수로는 생보의 두 배가 넘는다. 손보 상품을 마중물로 삼아 연금, 종신보험 같은 생보 상품으로 확장할 여지가 크다.

“20년 전에 가입한 상품을 그렇게 오랜기간 유지할 수 있는 건 보험상품 뿐이죠. 집사처럼, 2~3년이 아니라 평생 같이 가는 그래서 대를 이어서 집안과 같이 가는 관계가 되어야죠. 시간을 이겨야 시장을 이길 수 있어요”

[약력]

1960년 5월26일 경남 산청 출생

1979년 경남 진주 대아고등학교 졸업.

1986년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2000년 SK생명 부장.

2004년 SK생명 영남지역본부장

2005년 미래에셋생명 FC영업본부장

2007년 미래에셋생명 FC영업1대표

2010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이상걸 사장과 공동대표)

2016년 미래에셋생명 단독대표이사

2016년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2017년 PCA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2018년 미래에셋생명(PCA생명과 합병) 대표이사 부회장

2020년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 부회장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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