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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메이저 누른 헤지펀드, 산유량까지 줄이나 [인더머니]
40년 만 적자 해결 필요
감산으로 수익성 높일듯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기후변화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까지 무릎꿇린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원유 생산량까지 줄이려 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 열린 엑손모빌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헤지펀드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후보 4명 중 최소 2명이 엑손모빌 이사회 내에 이사로 선임됐다. 정유회사 네스트를 세계 최대 재생경유업체로 탈바꿈시킨 케이사 히탈라 전 최고경영자(CEO)와 정유업체 앤데버를 이끌던 그레고리 고프 전 CEO다. 공식적인 표결이 내주 끝나는 만큼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엑손모빌 이사는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엔진넘버원 측은 12명인 이사회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넘버원은 미국 기업의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온 헤지펀드로, 석유·가스 등 화석에너지 부문에서 주주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진넘버원의 엑손모빌 지분은 0.02%에 불과하지만, 엑손모빌 2대 주주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뱅가드 등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반란에 성공했다.

[헤럴드DB]

이 단체는 세계 에너지업계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데, 엑손모빌은 관련 생존 전략이 없다며 물고 늘어졌다. 이사회 입성 이후에는 경영진을 압박해 원유 감산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감산은 유가를 높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주총 표 대결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인 동시에 최근 몇 년 간 저조했던 실적에 대한 질책으로 해석된다. 엑손모빌은 최근 수년 동안은 부채가 급격히 늘었고 작년엔 224억달러(약 25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엔진넘버원을 지원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엑손모빌이 살아남기 위해선 석유, 오일 생산을 줄여야 한다”며 “예상보다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엑손모빌의 석유 수요 추정치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엔진넘버원을 창업한 크리스 제임스는 “우리는 비영리단체가 아닌 자본주의 집단”이라며 “친환경 전환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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