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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가계빚 ‘딜레마’...금리 인상 또 실기하나
한은, 경기전망 상향에도 기준금리는 또 동결
“가계 부채 부담되지만, 금리 인상 해야할 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4%까지 높이면서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성장률에 따른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역대 최대로 늘어난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상당한 부담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인 3%에서 4%로 석달새 1% 포인트를 상향했다. 뚜렷한 경기 회복세에 물가전망 역시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로 예상했던 한은은 이날 1.8%로 전망치를 0.5% 포인트 상향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3년 8개월만에 최대 증가를 기록했고, 시차를 두고 이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 역시 6개월째 상승으로 약 9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성장과 물가 전망치는 모두 경기 과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한은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려되는 파장이 부담이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의 모든 위원으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금리 인상시 ‘파장’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금리 인상을 검토한다는 시그널조차 당장 내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1년 전보다 153조 6000억원(9.5%) 증가했다. 전체 규모는 물론 증가 폭에서도 역대 최대치다. 가계 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1분기 1666조 원으로 전기 대비 34조 6000억 원 증가한 탓이 컸다. 가계 신용은 은행과 보험사, 대부 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가계가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신용 판매)까지 포함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국민의힘)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내 자영업자 부채는 80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가 부담할 이자 비용은 총 5조4000억원(은행 3조5000억원, 비은행 1조9000억원) 증가한다.

내년 3월초 대선과 3월말 이 총재의 퇴임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연내는 물론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조정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계의 금리 부담에 발목이 잡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껴얹을 인플레이션을 방치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을 조만간 해야할 상황”이라며 “너무 급하게 (기준금리를)올리면 자산가격과 가계부채에 부담을 줄수 있는 만큼 천천히 올리되 최대한 빠른 시점에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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