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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컴플라이언스와 레그테크

금융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규제산업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키코(KIKO) 사태, 저축은행 사태, 동양그룹 후순위채권 불완전 판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사모펀드 사태 등 크고 작은 금융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존 규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

금융상품의 공급자와 수요자와의 정보의 비대칭성이 점차 확대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에 대한 규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금융 데이터의 급격한 증가, 4차산업에 따른 핀테크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공지능(AI) 고도화·지능화 등 금융산업이 빠르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 관련 범죄 또한 첨단화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법규 및 규제에 대한 준수나 내부 통제 등을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라고 부르고 그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복잡하고 고도화되고 있는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의 정도가 고차원화되면서 금융회사 등의 규제 준수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당기순이익의 5% 이상을 규제 준수비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해마다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등의 논의도 증폭되고 있어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레그테크(Regtech)’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규제 준수 및 규제 관련 활동에 초점을 맞춘 기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4차산업의 기반 기술을 법규 준수 및 소비자보호 분야에 이용하는 것을 통칭해 ‘레그테크’라고 부른다. 비용절감을 통한 효율적 규제 준수를 위해 파생된 영역을 레그테크로 정의할 수 있고 WEF는 2025년에 글로벌 금융회사의 30%가 레그테크 기반 규제 준수 시스템을 이용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블록체인 등을 이용한 금융회사 상시 감시시스템 도입, 자동화된 업무보고서 제출 시스템, 광고 및 SNS를 통한 소비자 민원의 사전적 예방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금융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금융사고 발생시 신속한 금융소비자 보호가 가능할 것이다. 금융회사나 핀테크기업의 영업행위 시 발생하는 녹취파일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불완전 판매나 유사 수신행위 등의 위법여부 등을 감독당국에서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챗봇(Chatbot)을 도입해 민원에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실손보험 가입자의 실손 보험금 청구 시 불편함이나 착오 등으로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가 경과해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보험회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법을 이용한 실손보험금 지급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타 및 인공지능을 활용해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개발해 자본시장의 불공정 영업행위로 인한 다수의 금융투자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자본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임직원 행위 및 영업 모니터링, 감독 당국 보고, 자금세탁 방지 등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 등장 및 활용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혁신과 금융안정을 균형감 있게 달성할 수 있도록 레그테크 육성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존의 사람 의존적인 준법 감시 업무에서 탈피해 리스크 측정이나 법규 준수 점검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레그테크 활성화를 통해 금융회사의 규제 비용 감소와 규제 준수의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후록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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