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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日 부흥 보여줄 것" 현실감 잃은 스가, 조기 퇴진설
매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5천명 이상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日부흥 알려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8일 일본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연기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올해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개원한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인류가 신종 코로나를 이겨낸 증거이자,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감염 대책으로 "전 세계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국내외에선 지난 8일 도쿄 등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발효된 긴급사태가 지난 14일 오사카 등 다른 7개 지역으로 확대되는 등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 취소(35.3%)하거나 재연기(44.8%)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80%를 넘었다. 또한 도쿄 주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긴급사태 발효 후 9일째인 전날(17일)에도 일본 전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5759명에 달했다.

지난 15~16일 이틀 연속으로 7000명대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일요일 기준으론 지난 10일(609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일본의 행정력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각에서도 올림픽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지난 1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지만,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현직 각료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가 총리는 일본 내에서 확산세가 심각한 코로나19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수습되도록 하겠다"며 "국민 협조를 얻으면서 이 싸움의 최전선에 서서 난국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등에 선포된 긴급사태에 대해선 "(감염 확산이 폭발적인 수준으로 가장 심각한) '4단계'에서 조속히 탈피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진 못했다.

그는 이어 "백신은 감염 대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거쳐 지자체와 협력해 만전의 접종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접종 시기로는 "가능한 한 2월 하순까지는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도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계속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헌법상 군대를 가질 수 없으나, 향후 헌법을 개정해 군대를 가지겠다는 야욕도 버리지 않고 있다.

스가 총리는 헌법 개정 문제와 관련, "헌법은 국가의 초석으로, 본연의 모습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국민"이라며 정치권이 여야 테두리를 넘어 헌법심사회를 통해 논의를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내각은 지지율이 4개월 새 반 토막이 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이 15~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은 39%로 직전 조사(작년 12월 26~27일)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49%로 같은 기간 6%포인트 상승했다.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상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16일 출범 직후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74%에 달했다. 출범 4개월 만에 내각 지지율이 35%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출범 4개월 하락 폭으로는 하토야마(鳩山)·아소(麻生) 두 내각의 30%포인트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급락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66%에 달했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가 조기에 사임할 거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요미우리는 스가 내각의 지지율 급락에 대해 “정권 운영이 곤경에 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집권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스가 내각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에 대해 “스가 씨를 ‘선거의 얼굴’로 삼는 것이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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