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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가 부추긴 ‘언택트 사회’…‘Z세대 분리’ 가속도
학교·사회생활도 디지털로 시작
인스타그램·페북 통해 소통 확산
콘택트 사회 낯설음 극복은 숙제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 세대로 분류되는 Z세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부추긴 ‘언택트 사회’ 확산에 따라 기존 세대와 분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수업과 원격근무로 학교·사회생활을 시작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모르는 사람을 온라인에서 먼저 만나는데 익숙하고, 기성세대에 널리 퍼진 카카오톡을 떠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을 확산하고 있다. 다만 기성세대와 달리 오히려 오프라인으로 협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온라인에 한정된 ‘가상세계’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Z세대들은 언택트 사회 확산에 따라 그들의 특성인 디지털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었다. 다만 같은 Z세대 내에서도 1990년대생이냐 2000년대생이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이미 사회생활에 접어든 1990년대 중반 출생 Z세대는 오프라인에서 자주 만나는 집단에 대해서는 카카오톡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온라인 친구’들과는 인스타그램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중3~고1 학생들은 오프라인 친구들과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25)씨는 “카카오톡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고 익숙해 일상에서 만나는 ‘실친’들과는 카톡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주위에 사람들 보면 인스타 보다가 취미가 겹치거나 맘에 들면 일단 팔로우부터 해서 디엠(DM)으로 연락하고 온라인상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은 있다. 실제로 만나거나 사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학중인 김모(21) 씨도 “1학기에 대면수업을 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으로 이미 친해진 친구들은 있다”며 “카카오톡 단톡방으로 친해진 친구들도 있고,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친구 추가를 한 다음에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면 다른 친구가 ‘대댓글’을 남기는 식으로 친해져 만나기도 했다”고 했다.

반면 중3~고1에 분포한 ‘젊은 Z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널리 퍼진 카카오톡을 정형화된 메신저로 취급하고 페이스북 메시지(페메)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충남 서산의 중학생 김모(14)양은 “카톡은 거의 안 쓴다. 친구들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하다 보니 페이스북으로 친해지는 친구들이 더 많다. 카톡은 약간 올드한 느낌이 있다”고 털어놨다. ▶관련기사 22면

다만 이들 사이에서도 전면적인 언택트 사회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고교생 김모(16)군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오면서 카카오톡 활용 비율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는 페메를 선호하는 편”이라면서도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서 반 친구들이랑 친해지지도 못했다. 매일 만났던 중학교 친구들만큼은 친해질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는 Z세대의 뚜렷한 개성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콘택트 사회’로 회귀 시 이들의 적응과 자아정체성 확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초년부터 언택트 사회를 겪은 이들은 오히려 회식 등 콘택트 사회에 낯설어 향후 세대 간 갈등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Z세대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외모뿐 아니라 때로는 인성까지 자기 포장에 익숙하지만, 실제 자신의 모습과 불일치가 심해질 경우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호·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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