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집중호우와 8호 태풍 바비에 이어 9호 태풍 마이삭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3일 폭우로 시내가 물에 잠긴 원산에서 취재기자가 태풍 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난달 집중호우와 제8호 태풍 ‘바비’로 적잖은 수해를 입은 북한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추가 피해를 입고 있다.

조선중앙TV가 3일 이례적으로 특보체제를 가동하며 피해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등 북한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6시께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완전히 물에 잠긴 강원도 원산시의 모습을 전했다.

원산 시내 도로는 흙탕물에 뒤덮여 하천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며 아파트와 건물, 가로수 등도 아래 부분이 물에 잠긴 모습이었다.

방송은 “태풍 9호의 특징은 바람보다 강수량이 많은 것”이라며 원산에 “새벽 3~6시 132㎜의 강한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렸고, 2일 21시부터 3일 6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20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해수면도 기존에 비해 77㎝나 높아졌다.

함경남도 함흥시에는 해일 현상이 발생했다. 방송은 “서호·마전 해안가 지역에 50㎝의 해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도로가 물에 침수돼 차들이 운행하기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서호·마전해안가 일대에는 168㎜, 함흥 시내에는 68㎜의 비가 내렸다.

조선중앙TV는 전날 오후 6시부터 3일 오전 현재까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태풍 마이삭의 위치와 함께 각지의 피해상황을 보도하면서 인명피해와 주택·공공건물 파괴 및 농경지 침수 방지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달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 복구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덕훈 내각총리가 수해를 입은 강원도 김화군과 평강군을 찾아 복구현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리는 당과 인민위원회 일꾼들에게 피해지역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 하면서 하루빨리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치밀하게 벌려나가라고 주문하고, 농장을 방문해서는 농장물 생육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남도를 찾은 것을 비롯해 김 총리와 리병철·박봉주 당 부위원장 등 고위인사들이 연일 현장을 방문해가며 수해복구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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