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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지 않은 인공장기 뉴노멀시대

장기이식은 범죄의 대상이 될 만큼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미국에서만 11만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7000명은 기다리다가 사망하는데 고령화에 따라 수요는 점점 느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인공장기개발은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다. 부작용이나 거부반응도 없고, 한번 이식하면 교체할 필요도 없는 작고 기능적인 장기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다.

나노기술, 로봇기술, 인공지능, 유전공학 등이 융합된 첨단기술의 결정판인 인공장기 개발에 대해, 과학저술가인 이브 헤롤드는 저서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꿈꿀자유)에서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타고난 것보다 더 튼튼한 심장, 완정 체내이식형 인공 폐, 인공 신장, 인공 간의 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들려주며, 인공장기로 수명을 연장하는 데 따른 윤리적인 문제도 짚어나간다.

현재 심장병환자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이식형 장치는 점점 정교해지고 늘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잘 알려진 것은 심박동조율기. 심박동을 조절과 기능을 상실한 말기 심부전 환자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준다. 비정상적인 심박동이 감지되면 강력한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재설정하는 이식형 심박동회복 제세동기(ICD)는 전 미 부통령 딕 체니가 시술받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때로 생체 장기 이식시까지 버티기 위한 가교치료 역할을 하지만 영구적 치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저자가 인터뷰한 이식전문의 플런킷 박사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인공심장 시술에 환자들이 크게 만족해 생체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는데도 인공심장을 고수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심박동조율기를 언제 꺼야 하는지의 문제가 남는다. 오랫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지낸 심박동조율기를 단 환자의 경우, 배터리만 있으면 영원히 작동하는 심박동조율기를 외부장치로 볼 것이냐, 몸의 일부로 볼 것이냐에 따라 유사 살인행위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인공심장의 이상형은 현재 배터리를 백팩형에서 벨트형, 나아가 피부 밑에 이식하는 완전 체내형 심장 개발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훨씬 급진적인 연구도 진행중이다. 수백만개의 나노봇을 프로그래밍해 기능을 상실한 심장을 대신하는 것이다. 나노봇이 온 몸을 돌아다니며 적혈구를 산소화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제거한다. 자체 추진기능을 갖춰 스스로 혈관 속을 돌아다닌다면 아예 심장 자체가 필요없게 된다.

저자는 인공심장, 폐, 신장, 간, 췌장 등 보다 정교한 장치를 만들어내려는 연구가 실현되고, 향후 몇 십년 내 피부나 인공망막까지 모든 신체 부위가 인공장기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다양한 인공장기들을 이식받는 게 자연스런 뉴노멀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책은 인간의 신체 강화를 목적으로 한 연구의 현주소, 규제와 논란까지 아울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이브 헤롤드 지음, 강병철 옮김/꿈꿀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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