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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양말’의 '끝판덧신' 일냈다…30대 사장님의 ‘벗겨지지 않는 양말'
매달 21만족씩 생산… 코로나19로 매출 뚝
자체 브랜드, 신제품 제작으로 위기 극복 나서
10년 넘게 양말 공장을 운영중인 원영섭씨(왼쪽)와 백예기획 정진욱 대표 [사진제공=백예기획]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아버지를 이어 10년 넘게 양말 공장을 운영 중인 원영섭(37·남)씨. 그동안 재하청을 받아 매달 21만족 가량 꾸준히 양말을 만들어왔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감이 크게 줄었다. 월 매출 2200만원 가량을 기록하던 공장이었지만 지난 4월, 5월 매출은 전무했다. 함께 일하던 직원은 모두 내보내고,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편직기를 돌리고 있다. 기계를 방치하면 제품 불량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후에 관리도 어려워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원씨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버지 때부터 40년 이상 고수하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로를 찾기 시작했다. 와중에 코로나19로 인해 똑같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기획사 백예기획과 뜻이 통했다.

원씨는 백예기획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신상품 개발에 나섰다. 기획사는 키워드 분석을 통해 최근 덧신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파악, 원씨에게 덧신 제작을 제안했다. 그동안 만들어보지 않은 제품이어서 망설였지만, 기획사를 믿고 이내 신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우선 이들은 시중에 판매 중인 덧신을 살펴봤다. 기존 덧신과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뒤꿈치 부분에 벗겨지지 않도록 실리콘 처리가 된 덧신은 많지만 발가락이 닿는 앞쪽까지 실리콘이 발린 덧신은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 원씨와 백예기획은 덧신 앞까지 실리콘을 덧대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내구성도 높여 뚫리지 않게 했으며 몇 번씩 테스트를 진행해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그렇게 ‘청년양말’의 구멍 나지 않고 벗겨지지 않는 ‘끝판덧신’이 탄생했다.

원씨가 백예기획과 함께 만든 끝판덧신 [사진제공=백예기획]

원씨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만들었으며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본인이 직접 브랜드와 신제품을 만들어 론칭하는 도전까지 했다. 코로나19로 제조업 전반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물론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제품 역시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현재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펀딩을 진행하는 중이다. 종료 11일을 남겨둔 20일 현재 90명 이상의 서포터들이 목표 금액의 470%를 넘는 수준의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체험이벤트를 통해 미리 신어본 사람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원씨와 백예기획은 이번 펀딩이 끝난 뒤에는 앵콜 펀딩을 열 계획이다. 또한 백화점 온라인몰 입점까지 노리고 있으며, 벗겨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잘 알릴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는 없을까 고민 중이다. 원씨는 “아직 성과를 기대하기는 이르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며 “끝판덧신이 잘 돼서 수출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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