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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무대’ 선 소리꾼 김우정 “춘향은 모두가 탐내는 캐릭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당대 최고의 소리꾼이 거쳐가는 ‘춘향’은 ‘신인들의 등용문’이다. 2010년 국립창극단 ‘춘향’ 배역 오디션에서 뽑힌 이소연은 역대 춘향의 계보를 잇는 창극단의 간판스타가 됐다. 올해 10년 만에 춘향을 발굴하는 오디션이 열렸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무대에 오르길 기다리고 있는 새 얼굴은 퓨전 국악팀 ‘조선 블루스’에서 보컬로 활동 중인 김우정이다. 오는 14일 막을 올리는 국립창극단 ‘춘향’에서 이소연과 함께 더블캐스팅된 오디션 스타 김우정을 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났다.

“소리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국립창극단은 꿈의 무대예요. 저 무대에 서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오디션을 준비하면서도 꼭 춘향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리꾼에게 ‘춘향’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김우정은 “춘향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주연으로 발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외적인 것은 물론 연기, 춤, 소리 등 모든 것에 능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자 소리꾼이라면 모두가 탐낼 만한 캐릭터”가 바로 춘향이다.

[최문혁 제공]

오디션에 지원할 때만 해도 꿈 같은 결과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서류를 통한 1차 오디션을 거쳐, 2차 오디션에선 소리와 무용, 연기 세 종목을 선보였다. 지정곡이었던 ‘쑥대머리’와 자유곡인 ‘이별가’의 한 대목을 뽑아냈다. “‘춘향전’에선 ‘이별가’가 제일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특기로 가지고 있는 소리 중에서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소리가 이별가라고 판단했어요.” 오디션을 준비하는 동안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목 관리를 했고, 그간 무대 안팎을 넘나들며 제작된 ‘춘향전’을 모조리 섭렵했다. 무엇보다도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소리나 무용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넘어 극에 어울리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고민이 컸다고 한다. “춘향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고민이 가장 힘들었어요. 일상에서도 춘향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춘향은 성격이 왈가닥하면 안 되고, 곧아야 하니 행동이나 마음가짐도 다잡아야 했기에 심리적인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음속에 품은 꿈이었지만, 오디션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기대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이렇게 악착같이 준비했는데 안 되면 무너질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올리고 싶은 국립창극단에서 객원 배우로 ‘춘향’을 연기하게 된 지금은 기쁨과 부담이 공존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김우정 만의 춘향을 찾아가기 위해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매일 연습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로 정해져 있지만, 김우정은 아침에는 한 시간 일찍 나와 수험생처럼 예습 복습을 하고, 저녁까지 남아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연습으로 채운다.

그는 “이번 ‘춘향’에선 춘향이가 이몽룡을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며 “김우정이 그 모습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열여섯, 열일곱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리며, 현세대가 공감할 만한 춘향과 몽룡 캐릭터로의 변화를 꾀한 만큼 “사랑스럽고, 풋풋하면서도 당돌하고 당찬 춘향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예 소리꾼 김우정이 ‘춘향’에 이름을 올렸으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볼 것 같아요. 제가 이 곳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도록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창극의 꽃’으로 불리는 ‘춘향’으로 데뷔하게 된 김우정은 ‘꿈의 무대’를 시작으로 더 큰 세상을 향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 인생과 같은 무수히 변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표현한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우리의 감정을 노래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예요. 삶보다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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