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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석으로 만든 탑,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된다
금은과 함께 7보석이던 마노로 제작
마치 분황사 모전석탑 균형미,입체감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보물 지정 예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23일 강원 정선군에 있는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 지정 예고된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삼국유사에 따르면,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旌善 淨巖寺 水瑪瑙塔)이 있는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적멸보궁이란 법당 내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으로, 바깥이나 뒤쪽에 사리탑이나 계단을 설치해 봉안한다.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수마노탑은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1층 탑신에 감실(龕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고,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模塼)석재를 포개어 쌓았고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단 수를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이처럼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용어설명: *감실(龕室): 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곳. 석탑 안에 사리나 불상을 봉안하려고 탑신 내에 감실을 둠/ *문비(門扉): 석탑 초층 탑신부에 조각된 문짝을 말함. 내부 공간이 있음을 의미/ *모전(模塼)석탑: 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하여 쌓은 석탑/ *옥개석: 탑신석 위에 놓는 지붕같이 생긴 돌(부재)/ *낙수면: 탑의 옥개석 위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경사면/ *층급받침: 옥개석을 괴어 받치는 층단이 보통 4단 내지 5단임

국보 되는 수마노탑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고회암(苦灰巖)으로 제작되었고,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복돋운다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특히, 탑지석을 비롯한 자료에서 수리기록과 연혁을 알 수 있고,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 고회암(돌로마이트)은 백운암이라고도 하며, 탄산염 광물암의 퇴적암이다.

한편,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안동 봉황사 대웅전(이하 대웅전)은 건립 시기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대웅전의 내력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사찰 내 각종 편액(扁額)과 불상 대좌의 묵서, 그 밖에 근래 발견된 사적비와 중수기 등을 종합해 보면 17세기 후반 무렵 중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은 삼존불을 봉안한 정면 5칸의 대형 불전이며,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조선후기의 3칸 불전에 맞배집이 유행하던 것에 비하여 돋보이는 형식이다. 또한, 전면의 배흘림이 강한 기둥은 조선 후기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양식이다. 배흘림기둥이란 기둥 하부 1/3지점이 가장 굵고 밑이나 위로 가면서 점차 가늘게 된 것이며, 맞배지붕은 전면과 후면만 경사진 지붕이 있는(책을 엎어놓은) 가장 간단한 형태고, 팔작지붕은 양 측면에 삼각형 모양의 합각면이 있는 것이다.

전면과 옆면, 뒷면 공포가 서로 달리하고 있는 것은 조선 말기 어려웠던 안동지역 불교계를 반영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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