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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금 예외 요청”에 이메일 보고까지…전 세계 18개 투표소 첫 ‘현장 개표’
코로나19 탓 1438명 표 현장에서 개표
지역마다 시차 달라 개표도 순차 진행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동티모르 한국 교민 63명이 행사한 표가 지난 15일 오후 9시 5분께 모두 개표 완료됐다. 공관개표 결정은 2012년 재외선거제도가 시행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제21대 총선의 모습도 바꿨다. 각국이 이동 제한 등 방역 조치에 나서면서 절반이 넘는 공관이 재외국민 선거를 포기한 데다가 투표가 이뤄진 곳에서도 투표함 이송이 어려워 사상 처음으로 현지 개봉을 실시하게 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외공관에서의 현장 개표는 지난 2012년 재외선거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공직선거법에는 ‘천재지변 또는 전쟁, 폭동,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투표함을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 현지에서 개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코로나19로 투표함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현장 개표를 통해 결정된 표는 전 세계 17개국 18개 해외 공관에서 투표된 1438명의 표다. 재외선거가 치러진 다른 지역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재외선거가 끝난 이후 투표함이 한국으로 옮겨졌지만, 18개 공관의 경우에는 자칫 투표함이 제때 이동되지 못해 사표(死票)가 발생할 수 우려 탓에 현지 개표를 결정했다.

각국마다 시차 탓에 개표는 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6시부터 16일 자정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중남미 국가의 경우 16일 자정부터 개표를 시작했다. 남태평양의 피지는 현지 정부가 오후 8시부터 통행을 금지하고 있어 개표를 위해 대사관이 개표원과 선거관리위원의 통행 금지 예외 적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재외선거는 시작부터 코로나19 탓에 파행을 거듭했다. 애초 선거운동 전 각 재외공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관위가 교육을 진행해야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국경 봉쇄에 나서며 현장 교육 대신 온라인 대체 교육이 진행됐다. 일부 지역은 아예 선관위 파견이 어려워 재외공관에서 별도 교육을 통해 자체적으로 선거를 진행하기도 했다.

선관위와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선거사무가 중단된 지역은 57개국 93개 공관으로, 이 중에는 우리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포함됐다. 일본 등 재외공관 85곳에서만 선거가 가능해지며 전체 재외선거 유권자 8만4707 중 4만85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해 우리 교민이 다수 거주하는 미주 지역은 단 8개 투표소만 운영돼 투표수도 530표에 그쳤다. 전체 선거인 5만6739명 중 단 0.9%만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이번 재외선거의 현지 개표 결과는 선관위가 사전에 지정한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이 이메일을 통해 중앙선관위에 보고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현지에서 개표가 완료된 표는 공관에 보관하고 있다가 현지 사정에 맞춰 외교행낭을 통해 한국으로 옮겨진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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