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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혹스런 작품과 만남…모든건 의도적 실수,전통 회화법에 反하다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 첫 한국전
이방카 트럼프의 집에 걸린 독일 추상회화작가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의 작품. [사진제공=리안갤러리]

오류와 실수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독일작가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에겐 ‘그렇다’. 무작위로 칠한 바탕, 그 위에 붙인 종이 한 장이 그에겐 하나의 작품이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래피티용 스프레이로 불규칙하게 그은 선도 마찬가지다. 우발적이고 우연한 것, 불완전하고 미숙한 것에서 오는 아이러니한 미학을 작가는 추종한다.

리안갤러리 서울은 독일을 대표하는 유망 중견작가 데이비드 오트로스키의 첫 한국전을 개최한다. ‘사람, 그림, 감정’이란 제목의 전시엔 10여점의 회화가 나왔다.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작가는 주로 표현주의적이고 스타일리시한 화필을 구사했다. 그러다 유화가 ‘계속해서 수정을 거듭하며 실수를 바로잡는 것’에 반발해 현재의 화풍으로 전환했다. 갤러리측은 “모더니즘 회화에서 선, 면, 색채가 작가의 고도의 정신성과 내면을 전달하는 표현적 기호로 작용하는데, 오스트로스키는 이런 기존 회화가 교조주의적이고 사변적이라며 오류나 실수와 같은 무의미와 무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그의 대표작인 ‘F’시리즈는 독일어 Fehler(failure·error), 즉 실패와 실수를 뜻한다. 스프레이로 속도감 있게 그린, 담벼락의 낙서같은 선들이 화면을 채운다. 그렇게 탄생한 우연적 구성은 이른바 ‘무가치의 미학’을 드러낸다. 작가는 예술적 테크닉을 제하고 최소한의 선들로 자신의 개입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회화 공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곳이라는 모더니즘 회화와는 대척점에 위치한다.

우연을 강조하는 그의 작업들은 상당한 팬을 거느리고 있다. 재즈처럼 리드미컬한 조형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업은 모던한 인테리어와 예상외로 잘 어울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도 오스트로스키의 작업을 집에 걸었다. 갤러리측은 “오스트로스키에겐 회화가 난해한 예술가의 이론이나 철학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매체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의 감정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18일까지.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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