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벅썬베리’(Sea Buckthorn). 생소한 단어다. 비타민나무의 열매이자 음료로 통용된다는 사실조차 대부분이 알지 못했다. 이러한 시벅썬베리가 하루아침에 주목을 받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최근 이대서울병원은 시벅썬베리속 유산균이 퓨린 활성화를 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다고 발표했다. 이대서울병원과 비타민나무연구소 연구팀은 시벅썬베리에서 추출한 생유산균에 락토바실러스 가세리(L. gasseri)가 다량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에 침입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한 변이를 위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다. 이는 사람의 세포막에 달라붙어 스스로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퓨린 효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락토바실러스 가세리 물질이 퓨린을 억제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락토바실러스가 시벅썬베리의 유산균에서 발견된 것은 우연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강신훈 비타민나무 연구소장은 “방광에 염증을 일으키는 대장균 억제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락토바실러스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에볼라, 간염, 에이즈 바이러스처럼 감염 바이러스 치료약들의 공통점은 퓨린 억제의 약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식물 유래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가세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예방 및 완화의 보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퓨린 억제 약을 너무 많이 먹을 경우에는 정상 세포에도 문제가 생길수 있어 지속적인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시벅썬베리 속 유산균처럼 생균제를 사용하면 부작용이 덜하다.

이어 강 소장은 시벅썬베리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다음의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와 관련된 생유산균은 시벅썬베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팀이 발효시킨후 얻게된 유산균”이라고 재차 말했다.

또한 시중 제품중 시벅썬베리 파우더가 아닌 일부 발효 음료에만 해당 유산균이 들어있다고 했다. 더불어 “아직 정확한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대단한 치료 효과를 기대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품종의 차이도 크다. 강 소장은 “지역 품종에 따라 비타민C함량이 400배 차이가 난다”며 “중국 북부지역의 품종이 가장 높게 검출된다”고 했다.

강 소장은 지난 2005년 시벅썬베리를 국내에 처음 들여 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추천하는 작물등 시벅썬베리의 우수한 영양 소식을 접한 후 이를 국내에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현지에서 직접 씨앗을 가져왔다.

시벅썬베리는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몽골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아온 과일이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칭기스칸의 보물’로도 불린다.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비타민C는 사과의 200배, 비타민E는 레몬의 15배가 들어있다.

이번 이대서울병원 연구에서도 시벅썬베리안에 들어있는 고함량의 항산화 성분과 9종의 비타민, 6종의 미네랄, 16종의 아미노산 등이 확인됐다. 서울대학교의 식품영양학 논문(2012)에서는 H1N1바이러스(신종플루)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