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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국민 한목소리로 ‘#힘내라 대구’
무엇을 나눌 거냐는 유튜브 질문에
코로나에 무릎 꿇을 수 없는 시민들
불안 대신 희망을 나누는 해시태그
따뜻한 온정에 그래도 “살만한 세상”

이틀새 조회수 3600회(유튜브 기준)를 올린 ‘힘내세요 대구’ 동영상은 묻고 있다. “무엇을 나누시겠습니까”라고…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라며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이렇게 얘기한다. “[정부 대응] 때문에, [중국인] 때문에, [신천지] 때문에, [뭐가 됐든] 때문에, 아니면, [앞선 시민의식] 때문에, 불안을 나눌 수도 있고, 희망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지난 23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서 섰다. 그리고 이렇게 호소한다. “우한폐렴이 아니듯이 ‘대구폐렴’도 아닌 코로나19입니다. 대구의 아픔과 시민의 어려움을 정쟁이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워 이용하지 말아 주십시오”

‘무엇 때문이 됐든’ 코로나19에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얄팍한 감정에 호소하는 비과학적인 낙관론에 기대서도 안되겠지만 이제는 잠시 비판을 멈춰야 한다.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다. 정부, 그리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코로나에 기생하는 얄팍한 정치 계산법은 거둬야 한다.

임영진 병원협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지금 누구를 탓하고 비난할 때가 아니다. 그건 사태를 해결한 뒤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우리의 역량을 모두 모아 전투력을 극대화해야 할 때다”라고…

“무엇을 나누시겠습니까”란 물음에 국민들은 답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힘내요 DAEGU(대구)’ ‘#대구 파이팅’ ‘#힘내라 대구’ 등 해시태그(#)를 붙인 응원 포스팅과 영상들이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구를 희생양 삼으면 안된다” “대구 시민들에게 일상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응원 글들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 방역 관계자들, 무수히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도 감사와 격려의 글들을 잇따라 올리며 성원을 보냈다. 시민들의 격려는 ‘#고마워요_질병관리본부’ 해시태그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창 1위에 올려 놓기도 했다.

유령처럼 변한 도심에 생업이 막막해진 이들을 위해 “임대료를 반값으로 깎아주겠다”거나 아예 “3개월간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마음씨 따뜻한 건물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 물결은 서울 등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코로나19 공포감이 휘젓는 와중에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생필품 걱정에 발을 동동 구르는 대구 시민들을 위한 지원의 물결도 잇따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대구·경북지역 점포 1000여 곳에서 생수와 라면, 즉석밥, 티슈, 참치 등 생필품 가격을 20~30% 할인해 주기로 했다. 이마트는 마스크 10만장을 대구 사회 재난과에 기부하는 한편, 221만장을 대구·경북지역에 우선 공급했다.

‘코로나19’라는 유령이 한반도를 배회하는 동안 국민들은 답했다. 고통을 함께하고 격려와 희망을 나누며 ‘국민이란 무엇인가’에 답했다. 전염병에 멈춰선 대한민국 앞에서 국민들은 ‘권리’ 대신에 ‘책임’으로 보여줬다.

국민들은 다시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답해야 한다. 입에 발린 미사어구와 얄팍한 정치적 계산법은 잠시 거두고 국민들이 행동으로 답하고 있는 물음에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한석희 소비자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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