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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영입’ 송한섭, ‘20년 식물인간 행세’ 잡은 의사출신 검사
4·15 출마 송 前검사 과거 행적 주목
의학 지식 동원 아내 살해범 붙잡아
한국당 “검찰 장악에 항의하고 사표”
송한섭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의사 출신인 송한섭(40·39기·사진)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가 과거 징역살이를 피하려고 무려 20년간 식물인간 행세를 한 살인범을 붙잡았던 일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11일 4·15 총선을 앞두고 송 전 검사를 영입 인사로 발표하면서다.

송 전 검사는 지난 2012년 9월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근무할 때 의식이 없는 상태로 속여 형 집행을 피한 A 씨를 교도소로 재수감시켰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1991년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형을 받았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고, 부양 가족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한다”며 2심에서 징역 2년6월로 감형됐다. 살인사건 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적 있는 A 씨는 수감된 후 4개월 만에 교도소에서 쓰러졌고, 병원에서 ‘의식불명’ 진단을 받았다.

A 씨는 몸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형집행 정지로 돌아온 후 가명을 쓰며 사회활동을 이어갔고, 새로운 가정도 꾸렸다. 6개월마다 있는 형집행 정지 연장 검사 당일에만 사법기관에 등록한 옛 주소의 집을 찾아 인공호흡기와 소변기를 달고 환자 행세를 했다.

당시 송 전 검사는 A 씨의 위장술을 꿰뚫어봤다. 근육발달 상태, 욕창 흔적, 진료 차트 등을 볼 때 A 씨가 정상이라고 본 송 전 검사는 “욕창은 어떻게 해결하느냐”, “잠을 잘 잤지 않느냐”는 간단한 문진(질문과 대답을 통한 진찰) 등을 하며 추궁한 끝에 ‘식물인간 행세를 했다’는 자백을 받은 것이다.

검찰은 남은 형기를 재집행하기 위해 A 씨를 교도소로 수감했다.

송 전 검사를 영입하는 데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전 검사는)최근 검찰개혁이란 이름으로 권력에 의한 검찰 장악이 노골화되고 청와대 불법을 감추기 위해 수사를 중단시키고, 담당 검사를 좌천시키고, 검찰을 권력 하수인으로 취급하는 데 대해 항의하고 사표를 던졌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송 전 검사는 (사직서를 낸 후)1개월도 안 되는 사이에 최고 로펌과 한국 최고 IT 기업(의 영입 제안)도 사양하고, 정의 수호를 위해 한국당을 택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송 전 검사가 비례대표가 아닌 서울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4·15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고 10일 한국당이 밝혔다. 사진은 태 전 공사가 지난 2016년 12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 [연합]

한편 한국당은 송 전 검사와 함께 태영호(58)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도 영입 인사로 발표했다.

북한 내부 실상을 고발한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쓴 바 있는 태 전 공사도 서울 지역구로 뛰어들 예정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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