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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보수통합’ 백의종군 승부수 띄운 유승민…신설합당으로 ‘보수혁신’ 불쏘시개 자임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4선·대구 동구을)이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한 후 이같이 밝혔다. 정치 인생을 걸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한 후 근 16년간 의정활동을 한 그는 그간 수차례 ‘승부 본능’을 꺼내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그의 정치 여정 중 가장 큰 승부수는 2015년 여당으로 있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 때 나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꼽히고 있다. 그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핵심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이후 찍박(찍힌 친박)이 돼 원내대표 ‘직’을 내려놨지만, 단숨에 보수진영 대안 인물로 떠올랐다.

유 의원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승부수를 던졌다. 2017년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땐 당내 인사들과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는 ‘복당 러시’가 이어질 때도 대세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당시 국민의당과 손 잡고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것이다. 이후 바른미래당이 내홍에 휩싸이자 다시 탈당한 후 지난달 5일 새로운보수당을 결성했다.

그의 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독한 여정이 됐다. 하지만 그의 소신에 매력을 느낀 고정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와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모든 길을 함께 걸은 정병국·이혜훈·유의동·하태경·오신환·정운천·지상욱 의원 등 정치적 동지로 한배를 타는 바른정당계(8명)도 꾸려졌다.

유 의원이 이번 승부수는 그의 핵심 브랜드인 개혁보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의 한국당은 여전히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한다. 그럼에도 불출마와 신설합당 카드를 함께 꺼낸 것은 그 스스로 보수 혁신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자신이 ‘아이콘’이 돼 혁신 목소리가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유 의원의 ‘내려놓기’ 선언으로 보수야권 내 혁신은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선언 이후 물갈이와 대권주자급의 험지 차출론 등 목소리는 커지는 중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당의 중진 의원은 “지금 흐름이라면 보수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이기든, 지든 유 의원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그가 향후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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