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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가 두렵지 않은 셀프 생애설계
백세시대 행복은 준비하기 나름
은퇴 늦추고 소득 흐름 다양화해야
적절한 투자 등 체계적 자산관리 필요
은퇴 후 '갭이어'통해 충전 시간 갖기
사회적 관계, 봉사활동이 활력 제공

“은퇴 후 삶이 보람을 위해서는 사회적 할동, 여가, 사회적 관계라는 3박자를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봉사활동, 종교활동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백세시대 생애설계’에서)

은퇴행렬을 이루고 있는 베이비붐세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지만 노인빈곤율은 42,2%로 OECD 최고수준이다. 반면 평균수명은 1970년에 비해 20세가 늘어나고, 현재 OECD 평균보다도 1.6세가 많다. 백세시대가 마냥 반길 일 만은 아니란 얘기다.

노후설계전문가들이 쓴 ‘백세시대 생애설계’(박영사)는 보험, 연금 등 생애 주기에 맞춘 자산설계 뿐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에 필요한 각종 활동 등 비재무적인 것들까지 세심하게 챙겨 든든한 보험 같은 은퇴·노후 지침서라 할 만하다. 보험개발원 고령화연구실장을 거쳐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보험분야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영수 씨를 비롯, 고용 복지 분야 전문가인 전용일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등 네 명이 공동저술했다.

책은 먼저 생애설계란 무엇인지 찬찬히 설명해주고 직접 설계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설계의 축은 노후 경제, 삶의 보람, 노후건강 등 셋이다. 재무적 측면인 노후 경제는 사실 은퇴설계의 가장 중요한 부문이라 할 수 있는데. 다중연금 설계, 은퇴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자산관리법을 상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저자들이 노후경제에서 가장 방점을 둔 부분은 일이다. 백세시대엔 은퇴를 늦추고 가능한 한 더 오래 일을 하는 게 노후복지의 핵심이다. 장수 리스크 시대에 과거를 기준으로 일찍 은퇴한다든지 노후에 일만 하다가 생을 마감하기 보다 삶의 목적과 능력에 맞는 적절한 일을 하면서 워라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일을 하는 방법도 재취업, 프리랜서, 창업 등 여러 갈래다. 전직 지원프로그램 활용과 전문자격증 취득방법, 은퇴 전 부업활용 등 다양한 접근법을 들려준다.

재취업을 할 경우엔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좋다. 국내 굴지의 통신사에 다니다 은퇴한 후 건축 목공 등 다양한 기술을 배워 중견 가구 기업의 AS품질 관리부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례도 소개해 놓았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신중년 적합직무, 베이비부머의 가장 큰 장점인 직장생활 경력과 풍부한 인생 경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 도전해 볼 만한 틈새도전형 직무,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은퇴를 준비하는데 좋은 기회로 활용가능하다.

은퇴 후에도 투자활동은 필요하다. 저자들은 특히 구체적인 투자 이전에 마인드를 바꾸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은퇴자의 투자는 아무래도 안정이 우선이다. 또한 수익성을 중시하되 과세조건을 고려해야 하며 유동성 확보, 경기변동을 고려, 실질소득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재무설계를 할 때는 은퇴 후 예상되는 수입흐름을 시뮬레이션해보는 게 중요하다. 은퇴 전의 생활비를 기준으로 은퇴 후 생활비를 산출한 후 노후소득 흐름을 예측, 비교한 후 차이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 마이너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은퇴시기를 늦춰 노후소득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을 갖거나 지출을 줄여 노후의 여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이 노후종합설계 지침서로 유용한 건 이런 재무적 측면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와 삶의 의미를 키우는 여가활동, 자원봉사, 학습활동 등 비재무적 측면도 꼼꼼하게 짚은 데 있다. 은퇴 후 삶의 방향은 의미와 행복으로 모아진다.

그러려면 은퇴 후 바로 무언가를 시작하기 보다 갭이어(gap year)라는 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저자들은 권한다. 갭이어를 보내기 전이나 보내는 동안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은퇴생활을 체계적이며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하나하나 이뤄가는 버킷리스트는 삶에 활기와 의미를 더해주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이와함께 저자들은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은퇴 전 일을 중심으로 한 관계는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족, 특히 부부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지역 혹은 취미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여기에는 여가활동, 봉사활동, 평생학습 등이 포함된다.고독력을 키우는 방법도 귀기울일 만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건강은 필수다, 좋은 습관,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면 등 실천가능한 10가지 건강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죽음준비 교육, 연명치료 거부, 엔딩노트 작성 등 생애 마지막에 필요한 것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은퇴설계는 은퇴에 직면한 베이비붐 세대의 얘기만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206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 한 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는 시대이므로 경제적으로 자립해 있지 않으면 안된다..미래세대가 노후준비에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백세시대 생애설계/오영수·이수영·전용일·신재욱 지음/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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