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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발상..이재명 지사가 8만 속초시장이라면?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 오랫동안 이재명 경기지사를 취재하면서 느낀점은 그가 박근혜 정부때 ‘난세’를 읽어낸 카리스마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한번 한다면 꼭 해내고 만다.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는 자신의 원칙을 벗어난적이 없다. 3+1원칙이다. 부정부패안하고 예산낭비안하고 세금탈루(체납)막아서 (그돈으로) 공공성 확대하면 함께 잘산다는 원리다. 사실 간단한 논리인데도 이게 잘 안되는 지자체가 의외로 많다. 그는 이 원칙을 실천했고,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이재명은 크게 복지정책부터 결식아동을 위한 가난낙인카드도 없앴다. 성남시장 재직시 댓글에는 우리시에 시장으로 출마해달라는 글도 쏟아졌다. 그만큼 거주지 시장에게 실망한 전국 시민들이 많았단 얘기다.

이재명 지사가 속초시장이었다면 어떤 변화가 올까라는 역발상을 해봤다.

속초에서 1년반동안 취재하면서 답답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 아이콘인 ‘공정’은 잘 보이지않는다.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는 1300만, 직전 재임지인 성남시는 98만명이다. 반면 속초는 8만여명에 불과하다. 8만명인데 시정은 힘겨워보인다. 산불대응에 공모·예산확보에 기계적으로 그냥 분주한 모습이다. 산불로 명산이 폐허로 변했다. 벌채가 진행되면서 더 황폐해보인다.

이번엔 경관 문제를 짚어본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속초로 가려면 내비게이션이 설악산 ‘북양양IC’로 빠져 원하는 목적지로 가도록 이끈다. 이 고속도로에는 오션뷰를 잘 볼 수 없다.

하지만 내비를 무시하고 영동고속도로를 타면 “야 바다다”라고 수십년동안 변함없이 외쳤던곳은 그대로다. 그나마 물치항(양양군) 근처다. 고갯길을 넘으면 시원한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잠깐 바다가 보이고 사라졌다가, 대포항 직전에 바다가 조금 보이면서 오션뷰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고층건물과 아파트, 콘도 등 콘크리트 건물로 막혀 속초해수욕장 해변도 볼 수 없다. 고성까지 자동차를 타고 가다보면 속초 수복탑 근처에서 잠깐 바다가 보이고, 1분정도 고성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지나치면 속초 오션뷰는 끝이다. 고성군부터 바다가 다시 보인다.

속초인들은 두개 축의 관광 명소로 먹고 살았다. 마운틴뷰(설악산)과 오션뷰(바다)가 바로 그것이다. 역대 3명의 시장이 부임하면서 난개발은 독버섯처럼 뿌리를 내렸다. 이젠 청정지역이 용인처럼 난개발로 신음한다. 인구 8만명뿐인데도 말이다. 용인은 지난해 난개발 잘못을 반성하고 백서를 출간했다.

속초 도심과 설악산 비경이 보이는 곳곳에는 건축를 하다 그대로 방치한 흉물이 여러곳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직후 경기도 흉물을 모두 바로 잡겠다고 선언했다. 김철수 속초시장에겐 아직 뾰족한 흉물 해결책이 없다. 동명항 입구는 상인들이 인도를 점령해 관광객이 차도로 다닌지 오래다. 오래된 지적에도 쪽지(원상회복 공문)만 보낼뿐이다. 앞다퉈 상인들은 불법경쟁이다. 안전불감증에 ‘불공정’이다. 영랑호 사잇길은 인도쪽에 우레탄을 깔았지만 곳곳이 파손됐다. 광교·동탄 호수공원 처럼 우레탄이 두껍게 포장돼지않았기 때문이다. 얇게 깐 우레탄은 이곳저곳 뜯겨나가 흉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 육중한 벌채 트럭들이 오고간다. 아예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과 김철수 속초시장(오른쪽)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 재직때 도로를 파헤치고 다시 복구하고, 또 파헤치고 복구하는 반복 비용은 낭비라고 생각해 아예 금지했다.

문재인 정부가 설연휴기간동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분주할때쯤 김철수 속초시장 페이스북에는 ‘모처럼 찐한 휴식을 했다’는 내용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속초 명물인 중앙시장과 관광지에는 관광객이 몰렸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은 김철수 속초시장의 핵심관리 시책이어야 맞다.

이 지사는 관행적으로 성행했던 경기지역 불법계곡 상술을 정면돌파했다. 청정지역으로 바꿔 도민품으로 돌려주기위해서다. 행정대집행이 진행됐다. 표보다 공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실 도로 포장하는 예산보다 불법 점유 방지하는게 예산이 더 적게 들어간다. 하지만 속초는 불법천국이다.

속초시 예산은 성남이나 경기도와 비교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예산이 비교가 안된다고,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김철수 속초시장에게 표를 던진 속초인들은 이런 어려운 사정얘기나 듣기위해 지지한게 아니다. 다 알고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속초에게는 연간 18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라는 무기가 있다.그들에겐 무기를 활용할 영웅이 필요하다.

속초 발전을 위한 스크럼을 짜고, 행동하는 시장이 필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선제책과 위기가 발생하면 그때야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놓은 시장이 아니라 위기를 선제차단하는 시장이 필요하다. 문제는 지금 속초시민들이 기다리는 정치지도자는 이런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이 높다. 총선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있다.

요즘 세상은 정직과 성실 하나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태평성대가 아니다. 밀실에서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는 지도자 모습도 원하지않는다. 속초인들은 긴 칼 빼들고 붉은 말 위에 올라앉아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지도자를 애타게 목말라하고있다. 영웅을 기다리고있는 것이다. 역대 시장처럼 난개발에, 물걱정에 ,분만 병실 하나없는 산부인과를 예상치 못한 김철수 속초시장을 점차 원망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유튜브시대인데도 특정신문 계도지에 막대한 돈을 지출하는 예산집행 행태도 정말 가관이다. 재정자립도는 빈약한데 특정언론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있다.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덮어버릴수도 없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이미 28곳이 계도지를 없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 재직시 특정 언론사 지원사업을 절대하지않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했다. 쓸데없는 예산지출 금지는 이재명 행정지령 1호다. 이러니 김철수 속초시장이 중대한 시국을 이끄는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모험없이 공무원생활을 하다가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도전과 모험없이 어디 적당한 곳에서 안주하려는 ‘대장’은 이젠 필요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파손된 영랑호 사잇길 우레탄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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