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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中…’우한 폐렴’ 논란에 대사가 직접 나서 ‘적극 대응’
“한ᆞ중은 ‘운명공동체’”…양국 관계 강조
“한국 교민 안전에 각별한 관심” 언급도
국제사회 기여 강조하며 적극적 외교 행보
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본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자국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논란에 중국이 외교 채널을 통한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한한령’으로 냉랭했던 과거와 달리 기자회견을 자청한 중국대사가 직접 “한국과 중국은 이미 ‘운명공동체’”라며 양국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는 한국 교민을 포함한 중국의 모든 내ᆞ외국민들의 건강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으로 중국 정부에서는 한국 교민의 건강과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싱 대사는 한국의 협조에 사의를 표하며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측은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이 소중한 성원으로 힘을 실어줬다. 한국의 따뜻한 정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 측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ᆞ사드) 사태 이후 한국 측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며 각종 현안에서도 반응을 자제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12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최근 정상화 궤도를 밟고 있는 한중관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임 대사들과 달리 회견을 한국어로 진행한 싱 대사는 그간 북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중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한반도통으로 꼽힌다. 서울에 근무하는 것만 이번이 세번째로, 지난 1988년과 2008년에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사스 사태’를 언급하며 “당시 한국 대통령께서 가장 먼저 중국을 국빈 방문하셨고, 지난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 때는 중국 전인대가 한국을 방문했었다.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친구들과 손을 잡고 중한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전과 달리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을 두고 한국의 중국인 입국 제한 확대 검토에 대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중 교류 규모가 상당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결정이 중국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전염병이 확산된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최근 14일 이내 체류한 적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했고, 입국 금지 지역 확대를 검토 중이다.

싱 대사는 한국의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권고를 따르면 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전염병 사태로 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국빈 방한이 연기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양국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나라로 고위층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외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한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정보공개를 하고 있음에도 부정확한 정보 탓에 근거 없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대사가 직접 회견에 나선 것도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싱 대사는 회견 내내 국제사회를 향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중국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뿐만 아니라 세계 공중 보건 사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WHO 역시 중국의 방역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오히려 (WHO는) 중국 정부의 비상조치를 개방’방역의 모범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많은 국가 정상들이 중국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세계가 일치 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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