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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진 험지 거부·종로 공석…궁지몰린 황교안 ‘진퇴양난’
黃 “정권심판 집중” 종로 기피
중진들 압박 명분 사라져 골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설문조사서
윤석열 총장에게 2위 자리도 내줘

‘종로 출마’를 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자유한국당의 공천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 1번지’ 종로 출마자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당내 중진들의 험지 출마 거부까지 나오면서 당 내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당 일각에서 서울 종로에 정치 신인을 내보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대결을 펼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좀처럼 서울 종로에 출마할 중량급 인사를 찾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오는 5일까지 지역구 의원후보 공모를 진행하지만, 현재로서는 거물급 인사의 종로 출마 신청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로 출마가 유력하게 꼽혔던 황교안 대표는 궁지에 몰렸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한 달째 명확한 언급은 피하면서 ‘결단’을 미루고 있다.

그만큼 종로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와 맞대결에서 패할 경우, 원내진입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주자로서 정치적 존재감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권심판’에 집중해야지 ‘종로 빅매치’, ‘대선 전초전’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에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날 국회서 기자들을 만난 황 대표가 “문재인 정권과 싸우기 위해 당에 들어왔고, 이번 총선도 정권 심판 총선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어디로 나갈 것인지, 어떤 형태로 나갈 것인가도 같은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당이 비공개로 용산, 양천, 영등포, 구로 지역에서 가상 여론조사를 진행하면서 민주당에서는 “당선 가능한 험지를 찾느냐”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거론된 지역의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황 대표를 서로 자신의 지역구로 오라고 ‘초청’하는 다소 민망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황 대표 외 종로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자들도 모두 공을 황 대표에 넘긴 상태다. 홍준표 전 대표는 “내가 종로 출마를 하는 것은 ‘꿩 대신 닭’으로, 선거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정권 심판 차원에서 현직 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점잖게 고사했다.

황 대표가 종로를 기피하게 되면, 당내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도 골칫거리다. 이미 홍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당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고향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황 대표는 지난달 말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10.1%를 기록, 10.8%를 기록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2위를 내줬다. 대표적인 ‘보수 잠룡’으로 꼽혀왔던 황 대표에겐 굴욕적인 일이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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