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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대 캠퍼스에 때아닌 철쭉…“1월에 겨울다운 추위 드물 것”
서귀포에는 유채꽃…제주 23도·부산 17도
시베리아 대기·남쪽 해수면 온도 상승 원인
“봄철 기압계 나타나…중순까지 한파 없어”
봄을 연상하게 하는 따뜻한 날씨를 보인 지난 7일 오전 제주 제주시 제주대 캠퍼스에 철쭉이 피어 있다. 철쭉은 대개 5월께 꽃을 피운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제주 지역 최고기온이 23도를 웃돌면서 제주시 제주대 캠퍼스에 철모르는 철쭉이 피었다. 철쭉은 대개 해마다 5월께 꽃을 피운다. 서귀포시에도 대표적 봄꽃인 유채꽃이 피어 때아닌 봄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시베리아와 남쪽 해수면 온도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달 중에도 하순에만 하루이틀 정도 큰 폭의 기온 하락이 예상될 뿐, 겨울다운 매서운 추위은 드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제주의 최고 기온은 23.6도를 기록했고 전북 고창(17.3도), 전남 완도(19.3도) 등 남부 지방은 완연한 봄 날씨를 보였다. 해당 지역에서 사상 가장 높은 1월 일 최고기온이다. 경남 통영 18.2도, 광주 16.4도, 부산 17.5도, 경남 창원 15.3도 등 남부지방 곳곳에서도 역대 1월 일 최고기온 ‘톱5’ 기록이 작성됐다.

이는 평소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이례적인 기압계 영향까지 더해진 결과다. 겨울철 추위는 우리나라 쪽으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나타난다. 하지만 온난화 여파로 올겨울 시베리아 기온이 다른 해보다 높다. 지난 7일 시베리아 상공 1500m 기온은 평년보다 6도가량 높았다.

약해진 시베리아 고기압은 기압계에도 영향을 줬다. 현재 대만, 중국 남부 등 우리나라 남쪽에도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성향을 보인다. 때문에 남쪽에 있는 고기압이 온난 습윤한 남서기류를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시킨다. 보통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한 겨울철에는 남쪽에 고기압이 있더라도 이 같은 남서기류가 우리나라 쪽으로 밀고 올라오지 못하지만, 최근처럼 시베리아 온도가 높을 때에는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약하고 느린 속도로 내려오는 탓에 남서기류를 막지 못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남쪽 고기압은 평소보다 크게 발달해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1∼2도가량 높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는 약하고 남쪽 고기압 영향은 강하다 보니 우리나라 쪽에 온난 습윤한 남서 기류 영향이 한층 커진 셈이다.

고기압과 고기압이 만나는 경계(기압골)에서 만들어지는 비구름도 보통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 남쪽 지방까지 밀려 위치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시베리아 고기압과 남쪽 고기압의 경계가 우리나라 중부지방∼북한 사이에서 만날 정도로 남쪽 고기압 영향이 거세다. 이 탓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남부지방은 시베리아 고기압 영향 없이 남서기류 영향만 받으면서 특히 포근해졌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 우리나라에 형성된 기압계는 보통 봄철인 3∼4월에 흔히 나타나는 기압계”라고 말했다.

한반도 날씨는 지난 7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이날 차츰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겨울답지 않은 날씨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까지 이렇다 할 한파 소식은 없으며, 하순께에야 일시적인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이 하루이틀 정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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