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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쩍않는 예금금리…착해진 은행들?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유지
8월 일찌감치 충분히 반영
시장감안 연초 조정할수도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낮춘 뒤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착해진걸까.

11일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 수신금리 조정을 검토만 할 뿐 당장 인하에 나설 계획은 없는 걸로 파악됐다. NH농협은행은 최근 예금금리를 소폭 인하했다.

예·적금 상품에 적용되는 수신금리는 은행이 자율로 정한다. 시장금리와 연동해 때마다 변하는 대출금리와 다르다.

수신금리 등락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건 기준금리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수신금리도 낮춰잡는 게 상례인데 한은의 10월 결정 이후 은행들은 이런 정상경로를 따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과거 사례를 볼 때 수신금리를 진작에 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보면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한은의 1차 기준금리 인하(7월) 이후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8월초 일반 예금상품 금리(12개월 만기 기준)를 0.25%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도 7월 말 0.25%포인트 가량 떨어뜨렸다. 이들 은행의 예금금리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8월 중순 이후에는 국고채·CD 등 주요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8월 인하 폭으로 아직 충분한 상황일 수 있다.

오픈뱅킹 시행으로 고객을 빼앗길까 걱정하는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를 꺼린다는 풀이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오픈뱅킹을 시범실시하며 고객을 유치할 유인이 필요했다”며 “안 그래도 낮은 금리를 더 내린다는 부정적 여론까지 감안하면 수신금리를 더 내리기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들어선 일부 시장금리가 떨어질 조짐을 보인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지난달 상순 1.56%까지 올랐다 최근 1.3%대로 하락했다.

은행 내부에선 금리조정 관련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재무파트에선 금리 인하를 바라지만 자금·마케팅 부서에선 예대율 관리나 고객 유치를 고려해 더 낮추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새해에 적용할 여·수신 정책이 확정되고 시장금리 추이가 현재보다 확실히 내리는 추세로 판단한다면 연말연초에 1%초반대까지 조정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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