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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ICBM 루비콘 강’ 건너나
“우주 평화적 이용권리” 명분 내세워
위성 탑재 장거리로켓 발사할 수도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공세를 강화하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힌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라는 초강수를 던질지 주목된다.

일단 북한이 아직 북미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만큼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ICBM급 시험발사까지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0일 “북한이 ICBM 시험발사 단계까지 나간다면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며 “ICBM 시험발사에 따른 파급력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2017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재차 강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어 “북한이 모색하는 새로운 길의 전제가 중국과 러시아의 뒷배경인데 중국과 러시아도 최소한 수위를 지켜야 배경이 돼줄 수 있고, 미국도 중국과 러시아에 편승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그나마 눈감아줄 수 있다”며 “이런 선을 넘어서는 ICBM 시험발사는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ICBM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북한이 핵 보유는 기정사실로 하고 핵 보유국, 미사일 강국끼리 군축회담은 할 수 있지만 핵을 없애는 회담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ICBM을 고체연료를 써서 발사하는 장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무력시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으며 그 시기는 크리스마스 이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부상은 지난 3일 연말시한까지 미국의 선택을 촉구하면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액체연료 엔진 추력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시험을 했다면서 머지 않아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것 역시 ICBM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다만 북미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ICBM 시험발사 유예를 파기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는 셈이 되는 만큼 ICBM을 카드로 대미압박 수위는 높이되 실제 발사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리를 내세워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또 다른 경우다.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다단계 장거리로켓은 앞부분에 인공위성 대신 탄두를 탑재하면 바로 ICBM으로 전용 가능하지만, 북한이 끝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할 경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비판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제재는 쉽지 않다. 홍 실장은 “북한이 ICBM이라는 강도 높은 자극보다는 인공위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우회적으로 장거리로켓을 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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