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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애들은…’, ‘개구리 올챙이 적’ 효과 +‘일반화 오류’에 의한 편견”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버릇도 없고, 능력도 떨어진다는 오래된 주장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망각 효과와, 개인의 특성을 세대로 일반화하는 ‘성급한 일반화 오류’ 때문에 생긴 편견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왜 나이든 이들은 젊은이들을 무시할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문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캘리포니아 대학 존 프로츠코-조너선 스쿨러의 공동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논문에서 연구팀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무시하는 경향을 “‘요즘 애들’ 효과”(kids these days effect)라고 명명했다. WSJ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생각하듯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새 논문의 결론”이라고 요약했다.

‘요즘 애들 효과’란 기원전 1700년경 수메르인의 점토판이나 로마 시대의 유적에서도 발견됐다는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한탄에서 착안한 용어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경향은 인류의 아주 오래된 ‘전통’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도 서구사회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반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WSJ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화를 잘 내고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으며 이모티콘 문자를 보내는 밀레니얼들과 싸우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을 싸잡아 ‘요즘 애들이란…’말로 비난을 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에게 아주 솔깃하게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베이비부머 또한 젊은 시절엔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무책임한 히피”라는 비난을 들었던 세대”라며 “그렇다면 인류는 고대로부터 대를 이어갈수록 서서히 악화되고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 미국 인구를 대표하는 표본을 구성해 1824명의 실험대상자를 모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음(젊은) 세대가 갖춘 예의와, 지능, 독해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예상대로 실험 대상자들은 젊은 세대가 자기 세대보다 버릇없고, 지능이 낮으며,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 같은 평가의 바탕에 깔린 ‘오류’와 ‘평가를 왜곡시키는 경향’를 발견했다. 실험 대상자 중 예의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젊은 세대에 대해 ‘버릇없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했고, 높은 지능지수를 가진 실험참가자는 젊은 세대의 지능이 낮다고 봤으며, ‘책을 보고 저자 맞히기’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젊은 세대의 독해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특질이나 장점이 아닌 덕목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훨씬 덜했다. 예를 들어 ‘책을 보고 저자 맞히기’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젊은이들의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대답하는 경향이 훨씬 덜했다는 것이다. 결국 기성세대는 개인이 가진 장점을 지기 세대의 일반적인 특성으로 일반화하고 그것을 젊은 세대와 비교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이들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fact)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그들은 그들 스스로 최고라고 여기는 덕목에 대해 젊은 세대들과 주관적으로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는 현재의 상황을 자신의 과거에 투영시켜 젊은 시절을 ‘과대포장’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WSJ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대해 불평할 때, 그들은 사실 자기 좋은 대로 조작된 기억의 안개 속에서 지신들의 과거를 이상화시키고 그것을 젊은 세대의 현재와 비교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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