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체 골격의 해체…그곳에서 발견한 소우주
조각가 이형구, 4년만의 개인전
경리단길 P21서 오는 11월 30일까지
이형구, psyche up panorama, 2019, 가변설치, 모델림 컴파운드, 의료용 석고붕대, 혼합재료. [사진제공=P21]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흩어진 뼈 조각이 전시장 한 쪽 벽면을 채웠다. 알록달록한 형광 점, 화살표 기호들이 더해지자, 우주행성들을 모아놓은 천체 사진처럼도 보인다.

'톰과 제리' 등 대중에게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뼈로 제작, 박물관 화석처럼 만들어낸 애니마투스(Animatus)시리즈로 유명한 이형구 작가의 개인전 '페네트랄레(Penetrale)'이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P21에서 열린다. "'뼈 작가'가 아니라 인체에 대한 관심이 많을 뿐"이라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추상적 조형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신작은 지난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타이틀매치 : 이형구 vs 오민'전에서 선보였던 'Kiamkoysek(키암코이섹)'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작가는 슬개골을 비롯 인간 몸의 주요 관절부위를 크게 키워, 마치 바위처럼 보이도록 유도했다. 일반적 스케일을 벗어난 인간의 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작가는 이후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듯 집요한 관찰을 통해 파편화 했고, 추상적 작업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추상작업이라는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점은 바로 조각 'X'다. 수학에서 미지수, 미지의 영역을 뜻하는 'X'는 앞으로 어떠한 작업으로 성장할지, 모든 가능성을 다 내포하고 있다. 금속의 수직 수평 선이 교차하는 좌표축을 중심으로 백색의 파편이 사방으로 날리는 듯한 형상을 지닌 이 작품은 안면 골격의 뼈를 20배 확대시킨 뒤 해체한 것이다. 건물의 비계처럼도 보이는 수직수평선 사이로 확대된 뼈의 파편들이 자유롭게 자리했다. 컬러와 소재, 형태가 다양해 예상치 못한 조형적 결과물로 탄생했다.

이형구, X, 2019, 191ⅹ120ⅹ153cm, 모델링 컴파운드, 의료용 석고붕대, 혼합재료 [사진제공=P21]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던 작가는 이제 관찰자를 자처한다. "큰 것을 보다가 작은 것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천체과학자들의 스타 호핑(특정 별자리를 찾기 위해, 주변 별자리를 징검다리 뛰듯이 연결해 관찰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제 작가는 관객들을 미시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 초대한다.

이형구 작가는 홍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조소과에서 석사를 마쳤다. 볼록렌즈를 부착한 투명한 헬멧, 물이 채워진 투명한 장갑 등으로 착용시 신체 특정 부위를 확대하는 더 오브젝툴라스(The Objectuals·1999-)시리즈, 만화캐릭터를 해부학적으로 구축한 애니마투스(Animatus·2005)시리즈, 곤충과 동물의 시지각 작용을 탐구하고 경험하는 장치인 아이 트레이스(Eye trace·2010-)시리즈, 말의 움직임을 경험해보는 '인스투루먼트 01(Instrument 01·2014)'가 대표작들이다. 신작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