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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번엔 SLBM…속이 뻔히 보이는 ‘화전양면’
-최선희 북미대화 의지 표명 뒤 13시간만에 도발
-대화하는 척 하면서 도발…기존패턴 반복
-한층 강력한 SLBM 도발로 반대급부 크게 챙기려는듯
-국군의 날 F-35A 공개 등 군사적으로는 韓 겨냥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오는 5일 북미 실무협상이 열린다고 밝힌 뒤 13시간여만인 10일 오전 7시1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또다시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하며 북미대화에서 일방적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 날짜를 발표한 직후 또다시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하면서 그 의도에 시선이 쏠린다. 향후 북미대화가 진행되더라도 일방적 양보는 없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방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미상발사체를 발사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이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발을 7시11분께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전날 오후 5시50분께 오는 4일 북미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13시간여만이다. 한손에는 여전히 미사일을 쥔 채 대화하자며 다른 한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이중성을 보인 셈이다. 특히 북한은 이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함으로써 남북 긴장 관계를 한층 고조시켰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다분히 북미 실무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선희 제1부상이 북미 실무협상 날짜를 밝히고 곧바로 단거리발사체를 쏘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의도된 협상용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미국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 범주로 대량살상무기(WMD) 폐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인 자위권 차원의 양보는 없다는 메시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대화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계획표대로 무기 현대화 등 이미 언급한 일은 눈치 보지 않고 하겠다는 것”이라며 “실무협상 날짜까지 얘기하고 바로 발사체를 쏜 것에서 화전양면의 대미압박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유화 제스처를 취한 뒤 곧바로 발사체 발사 무력시위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역시 최선희 제1부상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북미 실무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이튿날인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실시한 바 있다.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핵과 장거리탄도미사일이 아닌 재래식 무기의 지속적인 개발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체제안전보장 문제를 의제화하겠다는 사전 정지작업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는 군사적 측면에서는 한국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한국군은 전날 제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북한이 신경질적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처음으로 일반공개했다. 국회가 지난달 30일 ‘북한의 핵 고도화와 미사일 도발 규탄 및 재발 방지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180명 가운데 압도적인 168명 찬성으로 가결 채택한 것도 북한을 자극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북한 노동당 노동신문은 이날 ‘여론을 오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의 북한 단거리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발언 등을 빌미로 “최근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그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놀음을 벌이고 있다”면서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첨단 무기체계 도입 등을 거론한 뒤 “북남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한마디로 말하여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 행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북미 실무접촉에 나서면서도 발사체 시험발사를 중단하지 않는 만큼 향후 북미대화 전망도 낙관하기만은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 부차관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협상에서 제안할 내용 등 본질적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하고만 거래하려하기 때문에 실무협상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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