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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억 이상 고가전세 ‘현금부자’, 청약시장 달구는 ‘큰손’
강남3구 주요 아파트 전용 84㎡
매매가 오르자 전세도 10억 훌쩍
집값올라 ‘무주택현금부자’ 박탈감
너도나도 청약시장에 뛰어들어
단위면적 당 1억원 가까이 집값이 오르면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된 아크로리버파크. 최근 고가 전세를 사는 무주택 현금부자들이 주택 시장 상승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고가 분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성연진 기자/yjsung@

30대 후반의 주부 A씨는 두 자녀와 함께 반포동 아파트에 84㎡(이하 전용면적)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전세가는 10억원이 넘는다. 월소득이 높은 편이라 신혼 때부터 같은 단지에 살면서 오르는 전셋값을 무리 없이 감당했다. 그러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최근들어 ‘내 집 한 채’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다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와 역삼동 센트럴아이파크가 최근 분양에 나서자 A씨는 잊고 있던 청약통장을 꺼냈다. A씨와 같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전세 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을 달구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의뢰해 강남3구의 전세가 10억원 전후의 주요 아파트 단지를 살펴봤다. 단지규모 100가구 이상, 개별면적 10가구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각 구 당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표 아파트는 매매가 상승에 따른 전세가 동반 상승으로 인해 84㎡에 10억원 이상인 곳이 상당수였다.

정부가 9억원을 초과하는 분양주택에 대해 중도금 대출을 막으면서, 최소 10억원을 쥔 ‘무주택 현금부자’의 정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이미 인근에 대기 수요가 자리하고 있던 셈이다.

지난 24일 청약에 나선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전용면적 71·84㎡) 분양가가 13억~16억원대로 최소 10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했지만, 112가구 모집에 1만2890명이 몰렸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사업지 인근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의 84㎡ 전세가는 9억 8000만원으로 10억원 턱밑이다. 지난 2008년 입주한 이 곳은 1144세대로 절반이상인 744세대가 해당 주택형을 갖고 있다. 전 세대가 무주택 전세수요는 아닐 테지만, 현금 동원 가능한 고가 전세 수요자들이 시장에 충분히 대기하고 있다는 방증은 될 수 있다.

이를 서초구나 송파구로 확대하면 전세 현금 부자의 수는 더 많아진다. 2008년 입주해 10년이 지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 자이의 경우 84㎡의 전세가는 13~14억원선이다. 각각 2000세대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 점을 감안하면 청약 시장에 현금 10억원을 던질 이는 시장에 많은 것이다.

실제 다음달 1일 1순위 청약에 나서는 역삼센트럴 아이파크 84㎡는 잔금 제외하고 분양가의 80%가 대출없이 현금으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13억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원의처럼 월소득이 많은 전문직이 직업적 이유로 개업용으로 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주택에는 대출 없이 장기간 전세로 거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매를 외면하던 이들 고소득자들이 집값 상승으로 인한 타인의 자산증가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것도 이들을 주택 시장으로 불러들이게 된 이유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2016년 입주한 한강변 랜드마크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84㎡의 전세가가 14억7000만원으로, 현재 매매 호가 32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2013년말 분양 당시 분양가는 84㎡가 약 13억원 수준이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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