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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실무회담 급류]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예열모드’
北 “9월 하순 협상 재개…좋은 만남 기대”
美 “시간·장소 정해지면 논의할 준비돼” 환영
北 비핵화 로드맵·美 상응조치 기싸움 예고
16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리오 랜초 유세장에서 한 지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앞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평양 방문설과 관련해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면서도 언젠가는 갈 수도 있다고 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키웠다. [AP]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예열모드에 들어섰다. 북한은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협상 조기개최 의지를 피력했고, 미 국무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논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화답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에 대해 “9월 하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그런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그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진 김명길 전 주 베트남 북한대사는 조만간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발표할 어떠한 만남도 없다”며 현 시점에서 실무협상 시기와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비핵화 정의와 로드맵, 그리고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과 제재완화 내지 해제 등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합할지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이번 실무협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3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최종합의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올해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3차 북미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 어느 시점에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양 방문과 관련해 아직 갈 길이 남아있고 준비되지 않았다면서도 나중의 어느 시점에는 그럴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김 위원장도 미국에 오고 싶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30 판문점회동을 계기로 상호 초청 의사를 밝힌 상태이기도 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하게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평양 또는 워싱턴DC에서 북미정상이 만나기까지는 양 정상이 짊어져야 할 정치외교적 부담과 의전·경호 등 넘어야할 산이 크고 높다.

관건은 조만간 재개될 실무협상이다. 앞으로 몇차례 더 열리겠지만 이번 실무협상은 이미 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된 상황에서 진행된 1, 2차 때와 달리 양 정상이 만나 도장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해야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2일 이번 실무협상에 대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3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담화에서 ‘제도 안전’과 ‘발전 방해 위협과 장애물 제거’라는 표현을 통해 체제안전보장과 제재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노이 결렬 이후 제재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북한이 실무협상을 앞두고 다시 이 문제를 꺼내든 것은 미묘한 변화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 국무부가 이에 대해 ‘그런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 이전에 비해 보다 전향적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7월 북한에 대해 유연해질 여지가 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 인적교류 확대, 평양과 워싱턴DC에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또 백악관은 최근 대북금융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NDAA)과 관련해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한 대통령의 권한 강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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