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견인한 것은 ‘소형아파트’와 ‘오피스텔’이었다. 실제 통계청 발표에 빠르면 1990년대 10명 중 1명에서 2018년 4명 중 1명꼴로 1인 가구가 집계됐다. 이는 3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 세대가 늘어났다는 것과 직결된다. 70세 이상의 1인 가구 역시 5년 사이 3배가량이 증가했는데 이는 경제활동이 불가하거나 수입이 적은 독거노인이 늘면서 관리비 부담이 적은 소형 평형대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현상을 야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택시장 트렌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형아파트의 인기가 늘면서 프리미엄화되는 바람에 분양가가 함께 올라가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평당 기본 400만원 이상 벌어졌던 분양가 역시 최근 평균 100만원까지 줄어들어 기왕이면 넓은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소형 평형 대비 매매가(집값)이 떨어졌고 미분양 됐던 주택의 절반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중대형 상품의 상승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2013년 기준 평당 1,058만원을 기록, 최저점을 찍었던 분양가가 2016년 1,145만원, 2018년에는 1,231만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거래량 역시 동일한 기간 4만 가구 이상 늘었다. 미분양도 대복 감소했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수도권 및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역세권 1군 건설사 단지에 한정된 상황이지만, 중대형 평형대에 대한 부동산 시장의 선호도 변화 양상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중대형 평형대 아파트들의 공급이 희소해 오히려 몸값이 빠르게 뛰고 있다. 위 기간 전국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평균 15.46%) 중 중대형 평형은 16.15%를 기록,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이와 달리 소형 및 중소형 평형은 14.87%, 15.25%에 그쳐 평균 아래에 머물렀다.
11% 수준을 밑돌던 거래량 또한 20%대로 올라섰다. 평균 청약경쟁률도 소형평형은 8.40:1, 중소형은 13.08대 1이었지만,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15.19:1로 2015년 이후 해가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과 같은 현상이 초래된 이유는 개편된 청약제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점제 확대, 1순위 청약 요건 강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주택 수를 줄이는 대신 프리미엄 중대형 평형 아파트 ‘한 채’를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사실을 반증하듯,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건립된 수지성복힐스테이트&자이가 인근 신분당선과 고기동 터널 등 교통환경 개선과 용인플랫폼시티,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회사보유분 중대형 평형 잔여세대 특별 분양에 나서 인기다. 현재 잔여세대 특별 할인 중으로,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이 되던 단지가 분양 완료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 단지 역시 최근 트렌드를 타고 몸값이 상승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