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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이 은폐하고 조국이 외면한 영화 ‘우키시마호’의 진실
1948년 일제가 패망하면서 조선인 징용자 8000여명을 태운 우키시마호가 일본의 앞바다에서 한꺼번에 수장된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키사마호’가 오는 19일 개봉된다. [영화 ‘우키시마호’의 스틸컷]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제가 은폐하고 조국인 한국 정부가 외면한 조선인 강제 징용자 8000여명이 한꺼번에 수장된 사건, 우리에게는 낯선 귀국선 우키시마호(號)와 관련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키시마호’가 오는 19일 우리에게 찾아온다.

영화는 패망한 일제가 무엇을 감추기 위해 귀국선에 태워진 조선인 강제 징용자와 그의 가족 등 8000여명에 달하는 인명을 한꺼번에 수장했는지에 대한 물음과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이나 진실 발굴을 외면한 한국 정부에 대한 질타도 담고 있다.

영화는 1945년 8월 22일 전쟁에서 패배한 일제가 조선일 강제 징용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명분으로 아오모리에서 우키시마호에 태우고 부산을 향해 출발하면서 시작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수많은 곡(哭)소리가 들리는 장면으로 시작해 같은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수미상관 구조를 따른다.

부산으로 출발한다는 우키시마호는 해방 직후인 8월 24일, 일본 중부의 마이즈루항에서 폭발돼 침몰한다. 이것이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우키시마호’는 다른 일제의 만행보다 대중에게 낯선 우키시마호 사건을 다룬다.

영화 초반에는 우키시마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인 태평양 전쟁과 조선인들이 아오모리에 군사기지를 짓기 위해 강제 동원된 사실을 짚으면서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두 가지를 정면 반박한다.

일본은 우키시마호 사망자 수를 380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실제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많은 8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탑승자가 1만 여명에 달했으며 일본 공식 기록에도 8000명이 넘게 탑승했다고 적혀있다는 것이다. 공식 승선자 명단이 있을 리도 없지만 그나마 일부 명단도 불에 태워졌다. 당시 조선인들이 우키시마호에 탑승하기까지 나흘이나 걸렸으며 배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두 번째는 우키시마호 폭침이 미군이 부설한 기뢰에 의한 것이라는 일본 주장과 달리 내부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생존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배는 가운데가 두 동강 난 상태로 침몰했으며, 내부에서 폭발물을 봤다는 목격자도 있다. 또 선원들은 이미 탈출했다는 증언에 의해 선원들은 이미 폭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본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당시 침몰 9년 만에 진상조사 없이 우키시마호를 다이너마이트를 사용, 선체를 폭파시켜 인양했다. 또 마이즈루만 앞바다에 수장됐을 수많은 유해 역시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 역시 일본을 상대로 우키시마호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지 않고 무관심한 태도를 일관하는 동안 생존자 대부분은 세상을 떠났다.

그나마 남아 있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충실하게 실은 영화 ‘우키시마호’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폭침 장면을 구현해 내는 등 중간 중간 영화적인 극 요소도 삽입했다. 내레이션은 배우 안재모가 맡았다.

영화 ‘우키시마호’의 옥의 티라면 배경 음악 소리가 너무 커 내레이션이 가끔 묻혀 버린다는 점이다.

오는 19일 개봉. 전체 관람가.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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