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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대 수출지역 홍콩 사태 강 건너 불 아니다

장기화 단계에 들어선 홍콩 시위 사태가 날로 격화되면서 안그래도 기우는 한국경제에 또 다른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는 악화일로다. 시위 현장에 화염병과 최루탄, 물대포까지 등장한지 오래고 이젠 시위대에 쫓기던 경찰이 실탄 경고사격까지 하는 상황까지 왔다. ‘비폭력’ 분위기는 물건너간 상황이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어록을 거론하며 무력진압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문제는 홍콩의 시위 장기화가 한국 수출의 중요한 불안요인이란 점이다. 중국으로의 우회수출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의 네번째 거대 수출지역이 홍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7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홍콩 시위 장기화에 따른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를 보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중국 수출의 우회기지 역할을 하는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 다음의 4위 수출지역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무려 460억 달러에 달했고 올해도 지난 7월까지 19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출액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갔다.

홍콩을 경유하는 수출은 세계 3위 금융허브의 이점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무관세와 낮은 법인세 혜택까지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중국과의 직접거래에 따른 법적·제도적 위험은 줄어든다. 우회 수출기지로 홍콩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물론 상하이나 선전을 대체 무역허브로 활용하는 방안이 없지는 않지만 법적 제도적 절차가 복잡해지고 무엇보다 비용이 상승한다.

당장 중국 홍콩간 수출길 단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않다. 중국 정부로서도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기 때문이다. 해외 자본의 대규모 이탈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건 자해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사태는 세계 무역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홍콩 탄압은 서구권의 반발을 불러오고 필연적으로 미중 무역갈등과 연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중국 수요 부진을 불러오고 글로벌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중요한 것은 안그래도 가격 하락으로 타격이 심각한 반도체 수출에 치명적이란 점이다. 한국의 홍콩 수출 최대 품목도 반도체다. 수출 비중이 70%를 넘는다. 지난해 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만 335억 달러에 달한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갈등이 격화될수록 홍콩을 경유한 재수출 비중이 높고 특히 반도체를 위주로 수출하는 한국은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정부의 ‘위기 관리’ 역할이 그만큼 더 막중해졌다.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홍콩시위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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