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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소미아 종료 파장] 안보 이상無?…“한미일 공조 균열” 우려
지소미아 체결후 29차례 군사정보 교환
“종료돼도 美 통해 日정보 접근 가능”
美인도태평양 전략 한국이탈 우려 불식을
일본 주요 신문 1면에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23일 일본 도쿄도에서 판매되는 주요 일간지 1면에 실려 있다. [연합]

국방부는 23일 전날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보에 아무 이상이 없도록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소미아 중단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감안한듯, 지소미아 종료에도 국민생명을 지키는 안보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 등 북한 도발에 대한 한일공조가 흐트러진 것에 대한 위기감도 감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면밀한 검토 끝에 지소미아를 종료해도 안보에 이상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지소미아 종료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지소미아 없이도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왔기에 앞으로도 안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이명박 정부 당시 한일 안보당국이 비밀리에 추진하다 국민 여론이 악화돼 무산됐고,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11월 전격 체결됐다. 한일 안보당국은 2016년 1회, 2017년 19회, 2018년 2회, 올해 7회 등 총 29차례 군사정보를 교환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일본이 요구하는 건 주로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정보인 것으로 안다”며 “등가성의 원칙에 따라 일본이 정보를 요구하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정보를 요구하고, 일본이 정보를 요구하더라도 우리가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주지 않는 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말했다.

일본은 주로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정점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한국은 북한 미사일이 정점에 이른 뒤 하강할 때 정보를 상호 교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대부분 한국에서 멀어지고 일본과 가까워지는 궤적을 그린다”며 “이 때문에 발사 직후부터 정점에 이를 때까지의 정보는 우리가 가장 정확하고 정점에 이른 뒤 하강하는 궤적은 일본측 정보가 보다 정확해 이 분야에서 한일 모두 상호 보완적 효과를 얻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달 25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단거리미사일(SRBM) KN-23의 비행궤적이 수일에 걸쳐 공식 수정된 것이 대표적인 ‘지소미아 효과’로 꼽힌다. 우리 군 당국은 당일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이 발사됐고 2발 모두 43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수 시간여 후인 오후 2시11분께 한미 군사정보 교류 결과 1발은 430여㎞, 1발은 690여㎞를 비행한 것으로 수정했다. 또한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50분경에는 다시 2발 모두 600여㎞를 비행한 것으로 최종 수정했다. 군 관계자는 “이때 최종적으로 600여㎞라고 결론내린 것이 지소미아에 바탕해 일본 측 정보를 반영한 결과였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향후 지소미아 종료 후에도 이런 정도의 정보 교류는 가능하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지소미아 체결 전에는 한미, 미일간 정보교류에 따라 미국을 통해 일본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일본 정보를 미국을 통해 받는 형식으로 정보 교류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처럼 군 당국은 안보에 이상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미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받게 된다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군사공조 체계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원칙과 일관성을 갖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관계와 무관하지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한 축인 한미일 공조관점에서 미국이 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에서 한국이 이탈하려 한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미국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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