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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도, 평화당도 “어서 오라”…바른미래 중심 정계개편 ‘허공 속으로’
-바른미래 천막 개혁세력 합류 구상 ‘먹구름’
-한국·평화당 모두 흡수·연대 대상으로 인식
-매듭 없는 극한 내홍에 스스로 자초 결과
이동관 전 수석(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 전 대표가 지난 6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미래당이 한때 내세웠던 ‘바른미래 중심 정계개편’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당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흡수 상대, 민주평화당은 연대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라는 천막 아래 개혁 세력들이 속속 합류할 것으로 본 당의 애초 구상과는 다른 양상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과 평화당은 각각 유승민 전 대표 중심의 바른정당계와 손학규 대표 주축의 호남계를 한 배에 오를 대상으로 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유 전 대표를 놓고 “(우리 당에)와야 한다”며 “선거를 같이 해야 한다”고 해 정치권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월에도 “개인적으로 바른미래와 먼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회가 되면 유승민 의원과 이 부분을 논의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같은 시기 바른미래 호남계를 겨냥, “바른미래 내 개혁그룹과 연대·연합하겠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6월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바른미래당은 애초 총선에 앞서 ‘공천 전쟁’에서 희생 당한 개혁 세력, 재야 전문 인사 등을 포용할 수 있는 위치였다. 친박(친박근혜)와 친문(친문재인) 등 거대 계파가 없고, 양 극단의 진영논리를 배제한 데 따른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때 안철수 현상과 국민의당 돌풍으로 보듯, 치우치지 않은 세력에 대한 기대감은 항상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 지도부도 이런 점을 알고 ‘러브콜’에 강경 대응을 취하지만, 지금 이같은 말이 오가는 것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손학규 대표(아래)와 유승민 의원이 지난5월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웃는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문제는 내홍이다. 바른정당계와 호남계는 갈등을 겪을 때마다 서로에게 탈당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손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유 전 대표를 향해 “저를 퇴진시킨 후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려고 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바른정당계는 “손 대표 등 호남계가 결국 평화당으로 가 다음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중이다. 각 계파가 자강을 위한 통합 노력을 포기한 셈이다. 갈등을 매듭 짓겠다고 만든 당 혁신위원회마저 내홍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더 이상의 극약 처방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바른정당계와 호남계는 각각 퇴진파와 당권파로 나서 서로 ‘맞불’ 기자회견을 주선하는 등 불씨에 기름을 붓는 중이다. 이에 따라 당 지지율도 줄곧 4~6%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당과 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을 향한 손짓 빈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외연 확장과 당 이미지 희석, 평화당은 당 존립이 걸려있어서다. 특히 평화당은 사실상 당의 공중분해가 현실화되면서 바른미래를 향한 구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시점에선 바른미래의 자강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공천 시기가 가까워질 때수록 당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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