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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 발사]안보 ‘사면초가’…고심 깊어진 文대통령
靑, 13시간만에 ‘탄도미사일’ 신속 규정
판문점 회동 한달도 안돼 대화분위기 찬물
러 영공침범 등 연일 악재…국민불안 가중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찮다. 일본의 경제보복인 대(對)한국 수출규제, 러시아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 중국의 (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제기에 이어 북한의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연일 악재가 터지면서 대한민국 안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통상 7말8초에 이뤄지는 휴가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시험대에 오르며 그야말로 고민에 빠진 형국이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신속히 규정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라며 “(정확한 종류 및 제원 등은) 향후 한미 간 정밀평가를 통해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고 했다. 지난 5월 북한이 연달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만 해도 ‘탄도’라고 표현하는 것을 꺼렸던 기류와 대비되는 신속한 발표였다.

청와대의 분석대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이는 9·19 남북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 문 대통령은 상황 발생 즉시 국가안보실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참모들과 대응책 등을 논의한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으로 ‘하노이 노딜’ 이래 교착상태였던 비핵화 대화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북한이 수위 높은 ‘도발’로 무르익던 대화 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침범에 대한 진실공방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러시아의 엇갈리는 입장 표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도 영공을 정찰기로 침범하고도 부인하고 있는 러시아가 25일 열린 관련 양국 실무 협의에서 국방부가 주한 러시아 무관부 인사들에게 군 레이더로 포착한 항적 자료 등 영공 침해 증거물들을 제시했지만, 러 측은 묵묵부답인 채 본국에 전달하겠다고만 했다. 러시아 정부는 침범 사실을 전날 부인한 바 있다.

러시아와 함께 동해상에서 연합 초계 비행을 하며 카디즈(KADIZ, 한국방공식별구역)를 침범한 중국은 사드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면서 대(對)한국 압박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신시대 중국 국방’이란 제목의 2019년 국방백서를 통해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미국의 사드 배치가 지역 전략 균형과 역내 국가들의 전략과 안보 이익을 크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두고 “해결 방안이 검토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어 중국의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일갈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에 이어 독도 영공을 침범하자 자위대기를 긴급발진했다. 여기에 한국군의 경고사격을 두고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며 한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는 “일본은 일본방공식별구역에 대한 부분만 갖고 입장을 내면 될 것 같다”며 “우리 영공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답할 부분”이라고 일축한 상태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정령) 개정안을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시행 시점은 8월 하순으로 전망된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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