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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한국문학관 적극적 친일 작가의 작품도 모두 수집해야”
염무웅 관장 기자간담회, 기증운동 필요
염무웅 국립한국문학관장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한국문학관은 국립이긴 하지만 자율적·독립적인 기관이 되는 게 좋곘다는 생각입니다.”

염무웅 초대 국립한국문학관장은 올해 초 법인 설립을 거쳐 건립 추진 중인 문학관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했다.

염 관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설립과 운영을 위한 국가의 재정지원이 불가피하지만 운영은 국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작가와 문학전문가들이 맡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문학관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학관 작품소장도 정부의 재정지원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원로 문인들과 유족들, 시민들의 기증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령 일본의 도쿄 근대문학관의 경우 소장품의 75~80%가 기증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

우리의 경우, 식민지시절과 6.25전쟁 등으로 수많은 자료들이 없어져 희귀본 귀중본 등이 경매에 나와 수천만원, 억대에 팔리는데 그런 고가로는 작품을 충실하게 소장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립문학관이 초판본을 구입한다고 하니 경매가가 더 올라가고 있는 상태로, 실제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초판본의 경우, 2,3억원을 호가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도서수집가이자 서지학자인 하동호 교수가 5만5천점을 문학관에 기증한 건 그래서 의미가 깊다. 기증자료엔 ‘진달래꽃’ 초판본도 들어있다. 염 관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나 지역문학과 달리 국립문학관은 국가가 영구· 보존해주기 때문에 신뢰감을 준다며, 적극적으로 기증운동을 펼쳐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염 관장은 각국 문학관을 돌아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 중국현대문학관의 경우 국가주의 ·민족주의적 요소가 과도하게 반영돼 문학적 보편적 가치에선 과도하다 싶은 측면이 있고, 일본 문인들이 스스로 만든 문학관의 경우 작가주의적 경향이나 취미활동의 연장선으로 느껴졌다며, “한국문학관은 식민지와 분단,전쟁.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성을 반영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일으켜 선대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강제해선 안되고 적정한 조화의 선을 긋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품 수집 범위와 관련해선, 친일 여부를 떠나 모든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광수, 서정주 등 침일혐의가 있는 작가는 물론 장혁주, 김문집 등 적극적 친일작가의 작품도 수집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꼐 한국문학의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가령 19세기말 일본 중국 미국으로 이주해서 활동한 작가나 이들의 2세대,3세대 작가, 외국어로 번역된 작품, 대중문학 등에 대한 판단이다.

염 관장은 문학관은 무엇보다 망실 위기에 있는 작품과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라며,문학관내에 연구기관인 문학원 설립도 꿈꿨다. 은평구에 들어설 국립한국문학관은 총 90억원의 예산이 책정, 내년 설계공모를 거쳐 2023년 개관한다.

m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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