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지역구 28개 감소”…쫄고있는 與
야3당 “선거제도 개혁 완수” 압박
“지역구 줄이기 쉽지 않을것”자위속
與 일부 “호랑이 등에 올라탄 느낌”
대놓고 반대도 못하고 속앓이만


정의당 이정미(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완수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여당 일각에서 ‘지역구 감소’에 대한 긴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개 지역구를 줄이는 선거제 개편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이 선거제도 개혁완수를 여당에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3당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전까지는 모두 “실현 안될 것을 목소리 내서 뭐하냐”고 하던 입장에서 일부 의원이 “이제 조금 걱정된다”는 톤으로 바뀐 것이 여의도 분위기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역구를 줄이는 일은 국회의원의 의원직 여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밥그릇’이 작아지는 일이다. 본인 지역구가 없어지거나 통폐합되면 의원직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다른 지역구를 노려야 한다. 당내 경선부터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 숫자가 몇 안된다면 당내에서 교통정리가 가능하지만, 28개 수준이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28개 플러스 알파’인데 더 줄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며 “왜냐하면 늘어나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대전 등을 늘리면 28개만 줄일 수가 없다”며 “(지역구 감소는)30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감소는)의원 목숨에 관련된 일이고 엄청난 일”이라며 “전국적으로 이보다 큰 소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의원들이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역구 감소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이 설마 통과되겠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협상에 나서면 수정될 가능성이 있고, 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모두가 (지역구 감소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면 민주당과 정의당만이 찬성표를 던진다는 얘기인데, 150표가 될 수 없고 그럼 통과가 안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통과가 안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흔들리면서 지역구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슬슬 긴장의 표정이 엿보인다. 민주당과 야3당이 패스트트랙 지정과정에서 공조를 이뤘고, 때문에 이후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선거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말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3당은 앞서 민주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선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정개특위위원장까지 우리가 한다고 하는데, 사실 예상치를 못했다”며 “여기까지 오니까 후퇴(?)가 안된다. 지금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한다고 하면 ‘민주당이 선거법을 통과를 얘기 안하고 적당한 선에서 나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고 그러면 정당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는 지역구 감소와 관련해서는 특히 “(호랑이 등에) 이미 올라탄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서 그렇게 됐는데 지금 사실 짐작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의견표시하기도 어렵다”며 “명분이 없어서 말을 못한다.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이렇게 서로 심장을 겨누게 될지 누가 알았느냐”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 일각의 우려가 공개적인 파열음으로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도 지역구 의석의 상당수 감소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대부분 의원은 지역구 감소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를 이뤄왔다. 전임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때도 일각에서 반대론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자 가라 앉은 것도 이런 과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당에서 파열음이 터질 건은 아니다”며 “(원안대로 가면) 어차피 부결된다. 걱정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지만 그 뿐”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거제도를 말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호불호를 누가 얘기하느냐”며 “선거제도 개선은 우리의 오랜 요구이기도 한데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는 모양새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못한다기보다 안할 것”이라며 “대의를 위해 참는 것”이라고 했다.

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