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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정상화되니 수면 위로 떠오른 '당 내부' 갈등
-한국당, 예결위원장 경선 두고 당내 갈등 점화
-바른미래도 합의안 놓고 대표-원내대표 불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파행 사태를 빚으며 극한 대립을 보였던 여야 5당이 극적인 합의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정상화 과정에서 각 당 내부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국회는 다시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3일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당은 이날 오후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후보자를 모집한다. 이날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를 상대로 오는 5일에는 위원장 선출 선거를 진행하고 곧바로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최종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경선을 통해 예결위원장을 뽑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당내에서는 때아닌 '계파 갈등' 우려가 나왔다. 현재 예결위원장 출마가 유력한 후보로는 현직의 '비박' 황영철 의원과 '친박' 김재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한국당이 이미 예결위원장 자리에 대한 '교통정리'를 끝냈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 의총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예결위원장에 대해 안상수 의원과 황 의원이 1년씩 나눠 맡기로 결정했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먼저 예결위원장을 맡았었고, 지난 3월 전당대회 출마로 중도 하차한 안 의원을 대신해 황 의원이 예결위원장에 선출된 바 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

황 의원은 당의 경선 결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의총에서 추인된 사안을 번복시킨 경선 결정은 그동안의 원칙을 저버린 부당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선 참여 여부를 포함한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며 불출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바른미래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바른미래는 그간 손학규 대표의 퇴진 여부를 두고 당내 갈등이 심했지만, 최근 혁신위원회를 구성하며 갈등 봉합에 나서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손 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야 3당 원내대표 합의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내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손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다시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동의하며 손 대표의 주장이 힘을 얻었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어렵게 합의한 국회 정상화 합의를 부정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오른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완수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전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이 이제는 정의당 2중대가 된 것이냐"며 "손 대표의 발언은 굉장히 부적절하고 경솔하다. 해당 행위로 보인다"고 손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고,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어렵사리 이뤄낸 합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당 대표의 월권행위"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손 대표가 단식투쟁까지 벌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왔던 만큼, 특위 위원장 재구성으로 손 대표의 개혁 입법과제가 좌초되고 정치적 입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당 내부는 다시 시끄러워지는 모양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서는 당 대 당 싸움이 심해져 당내 갈등이 표출되지 않았던 것 뿐"이라며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어느 사안으로든 당내 갈등은 점차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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