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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년째 0%대 물가상승률, 반갑지 않은 저물가 시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0%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올들어선 한달도 빠짐없이 0%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연속 0%대 기록은 2015년 2월∼11월(10개월) 이후 최장이다. 올들어 상반기 누계 상승률도 0.6%로 2015년 1∼6월(0.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와 농·축·수산물이 각각 1.0%, 1.8%씩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5%포인트, 0.13%포인트 끌어올렸을 뿐 대부분의 품목에서 보합이나 내리막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국제유가를 제외하곤 좋을게 하나도 없다.
지금 상태라면 올해 연간으로 1.1%의 상승률을 전망한 한국은행의 예측도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연간으로도 0%대 물가가 나올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저물가 시대다.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지않는다는데 싫어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전혀 반갑지가 않다. 사실 지금으로선 물가가 낮다고 좋은게 아니다. 오히려 걱정스럽다는 편이 옳다. 경쟁의 증가, 생산성의 향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가격은 그대로라면 최상이다. 그런데 지금의 낮은 물가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서 오는 것이다. 고 기업들이 생산이나 투자를 늘릴 요인은 더욱 줄어들어 불경기를 가속화시킨다.

물가가 이처럼 낮은 수준이라면 당연히 거론되는게 금리 정책이다. 기준금리를 내려 돈을 풀고 경기를 진작시키는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증가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같은 부작용에대한 우려가 아니라 금리인하의 효과에 의문이 생긴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처럼 금리정책을 활용하기 어려운 시기도 없다. 떨어진 수요를 진작시키려면 금리를 낮춰 돈을 푸는게 최선이다. 그런데 돈이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투자와 생산을 부추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기침체가 순환적 환경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금융비용 부담하락보다 임금 등 생산비용 증가를 더 염려한다. 금리인하보다 유연성있는 노동정책을 더 원한다. 번 돈으로 금융비용도 못내는 좀비기업을 빼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탄력근로제의 확대와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을 원한다. 영세자영업자들은 더 그렇다.

경기진작의 지렛대가 금리와 돈이 아닌 노동정책에 있다는 건 한국경제의 비극인 동시에 희망이다. 정부가 마음먹기에따라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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