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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고 나면 새 의혹들, 삼척 북 어선 국정조사하라
날만 새면 또 다른 의혹들이 나온다.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불리는 삼척 북한 어선 얘기다. 허술한 경계에서 은폐 축소 발표로 이어지더니 이젠 귀순이 맞느냐는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들어온게 지난 15일이다. 정부는 표류하다 입항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은 유유히 엔진 돌려 정박했다는 사실이 주민들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GPS까지 단 북한 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며칠동안 돌아다니고 심지어 날이 새길 기다려 삼척항에 들어오기까지 아무런 제지는 커녕 발견도 못했다는 점에 부실 경계의 질타가 쏟아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당초 발표된 것과 달리 청와대와 군 당국이 처음부터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북한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직후 해경은 물론 경찰도 이와 같은 사실을 모두 보고했으며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관련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청와대에도 보고됐음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이틀 후 “북한 목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파도와 구분이 어려워 목선을 식별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거짓 브리핑이 논란을 부르자 청와대는 축소 은폐가 아니라고 했다.

후속 처리도 논란을 부르기는 마찬가지다. 통일부는 멀쩡한 목선을 폐기했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북한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국임에도 일주일이 다돼서야 검역작업을 완료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전 인지와 보고 여부에만 촛점이 맞춰지는 바람에 그동안 가려졌던 내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삼척 현장으로 내려가 간담회를 열어보니 해당 선박이 어선도 아니고,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어민이 아니며, 그 배가 표류한 것도 아니라는 지역 어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어창에는 고기를 잡을 수도 없는 위장용 그물만 있고 배에 탄 사람들의 복장도 단추달린 상의에 다림질을 해칼주름이 잡힌 바지를 입고 수염까지 말끔하게 깍은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며칠동안 표류해 내려왔다면서 취사도구는 하나도 없이 쌀과 부식만 실려있었다고도 했다. 게다가 북 주민 4명중 2명은 귀순 의사가 없다며 별다른 조사도없이 곧바로 북으로 돌려보냈다. 세상에 이런 미스테리가 따로 없다.

도데체 정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가 없다. 갈수록 궁금증만 더 커진다. 이런 걸 국정조사하지 않으면 무엇을 한단 말인가. 마침 여당에서도 “진실에 입각해서 솔직하고 명쾌하게 처리하자”는 의견이 없지 않다.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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