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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진핑 평양가는 날 北 향해 ‘당근+채찍’
-美재무부 ‘세컨더리보이콧’ 제재대상 지정
-“러시아 금융사, 美 대북제재대상에 계좌제공”
-“北 핵프로그램 재원마련에 쓰였을 가능성”
-비건은 ‘북미 유연한 접근’ 강조하면 유화책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의 전략대화 행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미국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코 앞에 두고 거의 동시에 북한을 향한 양갈래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은 한쪽에선 ‘조건없는 실무협상’을 강조하며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쓰면서도, 다른 한쪽에선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금융제재)’ 무기를 꺼내들어 제재 사슬의 유효성을 과시했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발신한 것으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제재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북한이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제재망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소재 단둥중성인더스트리앤트레이드(Dandong Zhongsheng Industry & Trade Co. Ltd ㆍ이하 ‘단둥중성’)와 조선아연공업총회사의 북한인 대표에게 은행 계좌를 제공했다. 재무부는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는 최소 2017년부터 단둥중성에 여러 은행계좌를 열어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핵 프로그램을 위한 재원 창출을 위해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회피,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단둥중성은 북한의 조선무역은행(FTB)이 직ㆍ간접적으로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회사로서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역시 미국의 제재 대상인 조선무역은행 러시아지사 대표인 한장수가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로부터 은행 서비스를 획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 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017년 8월부터 이행 중인 결의안 2371호에 따른 개인 제재대상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속한 조선무역은행도 유엔이 제재를 부과 중인 단체 중 하나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금융기관이 북한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제재대상이 된 것은 지난 2018년 8월 한장수의 거래를 도운 러시아의 아그로소유즈상업은행을 제재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재로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의 미국 내 관련 자산은 모두 동결된다.

재무부는 “우리는 러시아와 각지에서 북한과 불법적 거래를 촉진하는 개인ㆍ기관에 대한 미국과 유엔 제재 이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해 국제 금융시장 접근경로 제공을 시도하는 이들은 중대한 제재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는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같은 미 재무부의 제재 방침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서 열린 싱크탱크 행사에 나란히 나와 북한에 협상 재개를 촉구한지 불과 몇 시간 후에 발표됐다는 것이다. 제재 발표 시점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 19일이자 한국 시간으로는 20일 새벽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당일이기도 하다. 시 주석의 방북 시점에서 북중정상을 향해 “북미 대화는 대화이고, 제재는 제재”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앞서 이 본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국제적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제재가 ‘만능해법’(Magical solution)이 아니다. 제재는 그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가져오는 도구”라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는 북미 양측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 재무부 측은 세컨더리보이콧 제재 방침을 주미대사관 측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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