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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최대식 LH연구원]원산 갈마지구와 삼지연군 건설사업으로 읽어보는 북한의 속마음

  • 기사입력 2019-06-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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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초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밝힌 이후, 남북 당국자간 교류와 접촉이 빈번해졌고 남북관계 개선에 장밋빛 전망이 그려졌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과 평양에서 세 차례나 만났으며, 판문점선언 등을 통해 비핵화, 종전, 평화체제 구축, 다양한 분야의 협력 등에서 큰 방향을 공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베트남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이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되는 모양새다. 북한은 미국에 다시금 해법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고, 남한에 대해서는 중재ㆍ촉진의 역할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은 협상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넘기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서로가 상대에게 해법과 의지를 보이라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형국이다.

과거의 기억이 재연되는 답답한 상황이다. 다만 아주 비관적이지 않은 것은 양쪽 모두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를 훼손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매체에서 보이는 북한의 태도와는 별도로 경제개발구 등의 건설사업에서 펼쳐지는 북한의 움직임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대한 태도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북한은 경제개발구 등을 통한 외자 유치로 경제성장을 도모하려 하나 대북제재로 해외 자본 진출이 어렵게 되면서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최근 원산과 삼지연의 건설사업이 눈에 띈다. 이들 지역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차례 방문해 직접 현지 지도할 만큼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원산 갈마반도의 해안관광지구 조성사업을 적극 독려하면서 최단기간 내 완공을 주문했다. 북한 동부지역의 교통 요지이면서 천혜의 풍광을 보유하고 있는 원산의 갈마반도 지역은 2014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중 하나다.

실제 작년 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북한 매체들을 통해서 건설성과가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12만여 명의 군사력과 2만여 명의 일반시민을 동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완공 목표시점은 올해 4월 15일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됐다. 한 전문가에 의하면 대북제재로 자재 수급이 어려워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이 지역의 건설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을 여러 경로로 확인할 수 있다.

대북제재 하에서도 북한이 역점을 두는 또 하나의 사업은 삼지연군 건설사업이다. 삼지연군은 양강도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백두산을 포함하고 있다. 서쪽은 압록강, 북쪽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한 곳이다.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고, 해발 2000m가 넘는 산들이 있다. 최근에는 삼지연군 지역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혜산-삼지연 철길과 삼지연공항 등 인프라의 확충ㆍ정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광지로서 원활한 서비스 보장을 위해 여러 시설물들을 신설하고 있다. 이 지역이 이렇게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게 된 것은 중국 투자자본과 관광객의 유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북한이 역점을 두는 이 두 사업을 통해 해석할 수 있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을 통해 외자도입을 확충하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경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관광 위주의 개발을 먼저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두 사업은 경제적으로 녹록치 않으며 대북제재가 풀리는 시점이 불투명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실행되고 있는 대대적인 선투자사업이다. 만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아 추가적 수요가 미미하거나, 여하의 이유로 투자된 자금의 회수가 어렵게 될 경우 북한이 입게 되는 경제적 타격은 매우 클 수 있다. 역으로 보면 이러한 사업을 적극 전개한 것은 비핵화를 염두에 두고 그에 따른 국제사회 관계의 변화를 더욱 앞당기기 위한 선제적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원산과 삼지연은 김 위원장에게 있어 정치적ㆍ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이다. 원산은 김 위원장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지연군은 김일성이 항일운동을 한 곳이며 김정일이 태어난 곳으로 선전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이 두 곳의 건설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체제의 정통성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고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두 건설사업은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비핵화를 향한 사전 단계에서 현 체제 질서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 진출을 촉진하는 등 북한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남한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 처한 북한과의 경제ㆍ개발협력이 중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날 활로를 찾기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갈마해안관광지구 사업에 소규모이지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은 삼지연 지역의 관광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먼저 백두산 부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남한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추진으로 정치ㆍ군사적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됨을 전제로 원산, 삼지연과 남한이 연계된 관광루트를 개발하는 등의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대식 LH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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