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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위기 또 위기”…“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
- 미중 무역전쟁ㆍ삼바사태 등 대내외 악재 ‘비상경영’
- 컨트롤타워 사업지원TF 사실상 마비…‘총수 리더십’ 주도
- 전자 사장단 잇단 소집 “흔들림 없는 미래 투자” 거듭 강조
- 17일 삼성전기 방문…전자 계열사 경영전략도 직접 챙겨


삼성전자 서초 사옥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守城)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전자계열 관계사 사장단을 잇따라 소집해 미래를 위한 흔들림없는 투자를 강조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는 삼성전자 실적의 7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반도체 불황과 미중 무역전쟁 대형 악재 속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가 사실상 마비에 들어가자 이 부회장이 경영전략과 투자 현황을 직접 챙기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4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IM(모바일) 부문 사장단으로부터 전날 개최된 ‘IM부문 글로벌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첨단 선행 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차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은 IM부문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재점검하고,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5G(5세대 이동통신) 이후의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AI 서비스 현황과 전망은 물론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날 이 부회장이 ‘새로운 창업정신’을 강조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하라”는 이 부회장의 주문은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에 든 이후 실질적 그룹 경영을 맡은 이래 처음이다.

이는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이건희 회장이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하고 힘을 모으면 정상을 밟을 수 있지만, 자칫 방심하면 순식간에 산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부회장은 하루 앞선 지난 13일에도 DS(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가졌다.

지난 1일 시스템 반도체 투자 점검을 위해 주말 긴급회의를 소집한 이후 이달 들어 두번째다.

당시 이 부회장은 “장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며 “경기활성화를 위한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그리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 133조원 투자 계획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달 초 회의에서 2주가 채 안돼 다시 열린 13일 회의에서는 최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향후 글로벌 IT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DS부문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78%을 점했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달 5일 전후 공시될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54조1650억원, 영업이익 6조46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4.4%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대한 삼성전자의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하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반면, 반도체의 경우 재고조정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해 영업이익이 6조원에 한참 못미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한편 이 부회장의 ‘총수 리더십’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자 계열사로도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7일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도 직접 챙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단 및 타 관계사와의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며 “무역질서와 경쟁구도가 급변하는 시기인 만큼 한발 늦으면 영원히 도태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경영진이 초긴장 상태”라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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