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의원 “배임ㆍ직권남용 수준”
-고액 강연 논란, 서울서도 확산 조짐
-김제동 “기부활동 했다” 논란 선긋기

방송인 김제동 씨.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방송인 김제동 씨가 휘말린 ‘고액강연 논란’에 대해 17일 “친정부 인사에 대한 특혜가 아니면 이럴 수 있느냐”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김 씨가 서울 도봉ㆍ강동구에서 2~3시간여 강연료로 각각 1500만ㆍ12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씨는 앞서 경기, 충남 등에서도 하루 1000만원대 강연료를 받은 일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인기 강사라고 해도, 전국 단위에서 시간당 수백만원을 세비로 받은 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화이트 리스트’가 아니면 무엇인가. 이 정도면 배임이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실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는 김 씨를 지난 2017년 10월 구민회관으로 불러 강연을 맡겼다. 이 행사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6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김 씨는 시비로 강연료 1500만원을 받았다. 앞서 강동구는 김 씨를 지난 2016년 9월 강동아트센터로 초청했다. 그는 이날도 강연료로 시비 1200만원을 받았다. 김 씨는 또 동작구에서도 시비 1500만원을 받고 강연을 한 데 대한 논란에 서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 [이언주 의원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조선말기 양반 관료, 특히 지방 아전들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 가렴주구하기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며 “이런 행태가 문재인 정부 하에 있는 공신들, 운동권 좌파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재현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자기가 땀흘리기보단, 남에게 신세지며 사는 데 익숙한 것 같다”며 “(세금을)책임 있게 집행하고 관리하는 등의 공적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자립도가 10%대인 지방자치단체에서 15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을 강연료로 지출 중”이라며 “국민은 경제가 힘들어 허덕이는데, 어떻게 본인들 배만 불릴 생각을 하는지(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나아가 “위선자요, 사기꾼들”이라며 “정의를 내세워 국민을 현혹시키고, 실은 잇속만 챙긴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썩은 행태를 일벌백계해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지방자치제도도 이런 수준이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김 씨가 대전 대덕구에서 고액강연 논란에 휘말린 후 몇몇 지방자치단체로 공문을 보내는 등 비슷한 일의 유무를 파악 중이다. 김 씨는 현재 충남 논산ㆍ아산시, 경북 예천군, 경기 김포시 등에서도 고액 강연 논란에 휘말려 있다.

각 지자체는 김 씨의 높은 인지도와 당시 TV 토크쇼를 진행한 경력 등이 있어 강연자로 불렀다는 입장이다. 금액은 대행사가 책정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방문 예정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김 씨가 선호 강사로 선정됐다”며 “금액은 대행사가 조율한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최근 “(강연료로)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과 모교에 5000만원씩 합쳐 1억원을 기부했다”며 “기획사에 연예인이 나 혼자다. 식구가 6명인데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최근 라디오에서 “나는 보수가 이를 문제 삼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며 “상품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그게 보수가 신봉하는 시장경제”라며 김 씨를 옹호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