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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 대북메시지 ‘신중모드’…北 “美, 셈법 바꿔라”
-비건, 북미대화ㆍ김혁철 신상 등 질문에 함구
-北, 싱가포르 1주년 앞두고 美 태도변화 촉구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반도의 안보 및 통일 이슈’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지만 ‘비보도’를 요청하는 등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극도의 신중모드를 이어갔다.

비건 특별대표는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개최한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반도의 안보 및 통일 이슈’를 주제로 오찬강연을 했지만 애초 기대됐던 공개적인 대북메시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날 강연은 참석자에 제한을 두지 않는 공개강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비보도를 전제로 진행됐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미대화 교착상태가 장기화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향후 협상이 재개될 경우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은 자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건 특별대표가 공개석상 발언에 나선 것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10여일 후인 지난 3월11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주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 이후 석달여만이었다. 그는 당시 좌담회에서 북한과 대화 지속을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요구하는 점진적 해법이 아닌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 수용을 촉구했다.

3개월여만에 재개된 비건 특별대표의 이번 공개강연에서는 북한의 두 차례 단거리미사일 무력시위 이후에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미국의 보다 정제된 대북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는 공개강연과 이어진 질의응답 일체를 비보도에 붙였다.

비건 특별대표는 강연 전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멋졌다”고만 답변했을 뿐이었다. 그는 북미 간 대화가 진행중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오늘은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처형설에 대해서도 함구한 채 극도로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비건 특별대표의 신중모드는 최근 들어 한층 심화된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9일 방한 중 북한의 두 번째 무력시위가 벌어지자 예정했던 약식 기자회견을 취소하는가하면 같은 달 31일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회동 때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6ㆍ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전환을 주장하면서 새 해법 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역사적인 6ㆍ12 조미(북미)공동성명 발표 1돌을 맞으며 미국은 마땅히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보아야 하며 더 늦기 전에 어느 것이 올바른 전략적 선택으로 되는가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연말을 시한으로 내밀면서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 제시를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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