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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 넘어 LED 전광판까지…재건축 갈등 ‘악화일로’
잠실주공 5단지·은마아파트 등
對서울시 투쟁수위 강화 고심


서울시 측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 [연합]

서울시와 강남 재건축 예정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조합에서는 집회를 넘어 LED 전광판 설치 등 투쟁 수위를 강화하는 방안까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아파트 옥상에 콘테이너박스 및 대형 LED 전광판 설치, 조합 사무실 옥상 이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아파트 중 한 곳으로 최근 아파트 외벽에 ‘박원순 거짓말쟁이’ 등 노골적 표현의 대형 현수막을 내건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LED 전광판 등을) 당장 설치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법적 요건 등을 검토한 것은 맞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현실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지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1978년 준공한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2017년 9월 서울시가 “국제공모를 거쳐 설계안을 만들라”는 조건으로 50층 높이 재건축을 허용한 곳이다. 이후 국제공모 당선작이 나왔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교육환경영향평가 등을 이유로 심의를 지연하고 있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심의가 계속 지연될 경우 조합은 이르면 이달 말 서울시청 앞에서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번 대규모 항의시위를 열 계획이다.

재건축 아파트 ‘대장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위원회도 지난달 30일 서울시청 앞에서 두번째 항의시위를 열어 재건축 심의를 촉구했다. 지난 3월 1차 집회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거리로 나왔다. 재건축 추진위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주거생활권을 단지 집값이 상승한다는 이유만으로 틀어막는 것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과 사유재산 침해”라며 “상황에 따라 추가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공작ㆍ수정아파트가 시에 제출한 ‘재건축정비구역지정 및 계획 수립안’이 모두 반려되는 등 뚜렷한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 인근에도 서울시를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주민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박 시장과 서울시 측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정책대화 자리에서 “저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층고를 높여 달라, 용적률을 높여 달라 (요구하는지 아느냐)”며 “여러분은 제가 피를 흘리고 서 있는 게 보이지 않느냐”고 토로한 바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당분간 양측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집값 변화 추이가 재건축 심의를 앞당기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대근 기자/bigr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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