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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일-중러 ‘합종연횡’ 긴박한 한반도…文 대통령은 속도조절?
-주변국들 잇단 정상회담…‘한반도 비핵화’ 논의
-文대통령 “천천히 오면 기다려야”…‘숨고르기’ 언급
-남북회담 가능성…6월 G20 전 김정은 만날수도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시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일중러 합종연횡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숨고르기’를 언급해 관심을 모은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열린 판문점 1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한 채 짧은 영상 메시지만 내놨다.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마무리된 이후 북미간 비핵화 논의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 측이 이날 1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며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고 했다. 남북회담 등 남북간 대화를 추진하되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쏠리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미일과 중러의 ‘합종연횡’으로 한반도 비핵화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점도 고려한 듯 보인다. 지난주에만 북러, 중러, 미일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외교전 양상은 복잡해졌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러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들어 6자회담 카드를 주장했다. 다음날인 26일 베이징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이 만났고, 워싱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친밀함을 과시했다. 남북미 중심이던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주변국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속내는 복잡해졌다. 조급하게 남북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점검해 중재역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한미정상회담 전에 남북 정상 간 만남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25~28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과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등을 계기로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러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될 상황이 마련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동안 북한은 북러정상회담에 외교역량을 집중해 한국과 대화에 나설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관련 각급 채널을 총동원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ㆍ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역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알리는 등 남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 설득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한편 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둔 다음달 7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장문의 글을 기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도 관심을 끌고 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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