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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오지랖’ 발언 불구…“특사파견ㆍ남북정상회담 장애 안될 것”
-국가안보전략硏, 김정은 시정연설 분석
-“국가경제발전 5개년 달성 난망 시사”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분석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파견이나 4차 남북정상회담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배포한 ‘김정은 시정연설 특징 분석’ 자료에서 김 위원장의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 시정연설의 대남메시지가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대남메시지 긍정ㆍ부정 교차=연구원은 먼저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관계로 전환시키고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확고부동한 결심이라고 밝힌데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남측을 향해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남북관계 개선에 복종하라고 언급한 대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메시지로 풀이했다.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미국의 편이 아닌 북한의 편에 서달라는 불만성 메시지”를 발신했다면서 “중재자ㆍ촉진자로서의 남한 역할에 대한 불만 표시 및 민족적 당사자로서의 역항 수행을 촉구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연구원은 특히 “특사파견이나 남북정상회담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입장 청취 및 현 남북관계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남북회담 결과 전달 요청 및 북한의 상황 파악 필요는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 수행에 긍정 여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동 부원장은 김 위원장이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ㆍ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당사자가 돼야한다’고 촉구한데 대해서도 “정부에 대한 비난이고,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아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어렵다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어 “중재자ㆍ촉진자 역할을 하되 당사자 입장과 관점에서 중재자ㆍ촉진자 역할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역설적인 어법을 활용한 중재자 역할 촉구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美 변화 없을시 내년 신년사 ‘새로운 길’ 제시=이와 함께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이 향후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인 제재해제 중심의 상응조치 요구로부터 탈피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 강구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협상안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의 용단을 기대한다며 연말까지 시한을 설정한데 대해선 “제재무용론 설파를 위한 시간적 여유 과시와 미국의 대선일정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만일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신년사에서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의 ‘새로운 길’ 천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또 김 위원장이 지난주 줄이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와 당 중앙위 전원회의, 그리고 최고인민회의에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는 점을 들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달성 난망을 시사했다”며 “새로운 경제담론으로 희석하거나 유야무야할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임수호 책임연구위원은 “5개년 전략이 과거 북한의 패턴을 보면 몇 % 성장 등인데 북한은 2017년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2018년도 마이너스 성장으로 보인다”며 “올해가 4년차인데 자력갱생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은 이어 “미국 때문에 안됐다든지, 비상시국으로 가자든지 내부 논리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원은 김 위원장 시정연설의 형식적 특징과 관련해선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상황을 반영해 정책방향을 수정한 ‘신년사의 수정판’이자 ‘감사’와 ‘맹약’ 등의 용어 사용을 통한 취임선서 형식의 국무위원장 재취임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앞서 긴급회견에서 밝힌 ‘중대발표’ 형식으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에 대한 입장 발표는 내년으로 연기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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